'39평 12억원' 울산 아파트 최고가 매물 거래됐다

입력
수정2020.09.05. 오전 9:31
기사원문
허광무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대단지 위주로 가격 오름세 뚜렷…"외지 투기 세력이 상승 주도"

울산시 남구 문수로2차 아이파크 아파트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39평짜리 아파트를 12억원에 내놓은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촬영 허광무]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에서 12억원에 나온 30평형대 아파트 매물이 거래됐다.

올해부터 본격화한 아파트값 오름세가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외부 세력이 주도하는 투기적 주택 매입으로 일부 브랜드 아파트단지 가격이 비정상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다는 게 업계의 주된 분석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 아이파크 아파트를 검색하면, 전용면적 101㎡(39평) 아파트가 지난 3일 거래된 것으로 확인된다. 평(3.3㎡)당 3천만원이 넘는 꼴이다.

매매 과정에서 가격 조정에 따라 실거래가는 낮아졌을 여지가 있지만, 호가 기준 30평형대 가격으로는 역대 지역 최고가다.

현재 이 아파트단지의 또 다른 전용 101㎡ 매물도 12억원에 나와 있는 상태다.

2013년 준공된 문수로2차 아이파크는 교육·교통 환경이 뛰어난 입지에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신축 브랜드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역 최고가 아파트'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아파트가 최고가를 뚫으면서, 다른 신축 브랜드 아파트들의 가격을 덩달아 견인한다'는 말은 부동산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올해 들어 뚜렷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문수로2차 아이파크 전용 101㎡는 올해 2월 8억8천만원(21층)에 매매됐으나, 8월에는 11억3천만원(16층)에 거래됐다. 두 거래를 단순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2억5천만원(28%) 상승한 셈이다. 전용 84.9㎡도 2월에 7억3천만원(4층)에 거래된 것이 8월에는 9억4천500만원(21층)으로 2억원가량 올랐다.

이런 흐름을 타고 남구 대현 더샵 전용 84.5㎡가 1월 5억9천500만원(21층)에서 7월 8억1천800만원(19층)으로, 번영로 두산위브 전용 84.5㎡가 1월 5억2천200만원(26층)에서 8월 6억8천500만원(8층)으로 각각 뛰는 등 브랜드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확연한 상황이다.

[그래픽] 아파트값 5분위 배율 현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의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4.37로, 1년 전(4.62)보다 0.25 내려갔다.
이달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의 5분위 배율은 7.89로 조사됐다. 2010년 1월(7.91)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이런 경향은 기본적으로 울산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아파트값은 올해 1∼8월 3.39% 상승했다. 수도권에 속하는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1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울산시가 지역 부동산 정보를 담아 월말마다 발간하는 '울산 부동산브리프'를 보면, 올해 7월 아파트 거래량은 2천733건으로 지난해 7월의 1천146건보다 1천587건(138%) 증가하는 등 매매 또한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30평형대 12억원'이라는 매물 호가를 두고는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와 브랜드 아파트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지역에서 평당 3천만원이 넘는 아파트값은 실수요자들의 거래로 형성되기 어려운 가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외지인을 중심으로 한 투기 세력들의 울산 유입이 일부 아파트단지 가격을 급상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5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온 외부 투기 세력들이 일부 브랜드 아파트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이들 투기 세력은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등에서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인이 아닌 '1인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거래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부동산 대책 강화 이후 사들였던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기도 하는데, 차익 실현 의지가 반영되면서 호가와 실거래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라면서 "여기에다 2023년까지 울산에 대규모 신규 입주 물량이 없다는 점 때문에 현재 형성된 가격이 쉽게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km@yna.co.kr

▶코로나19 속보는 네이버 연합뉴스[구독 클릭]
▶[팩트체크]정은경이 임시공휴일 결정책임자?
▶제보하기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