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만 키운 전세대책… 다시 고개드는 `갭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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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0.26. 오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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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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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보다 전세가격 더 올라

적은 돈으로 주택 구입 가능

"현금부자 잡기엔 부족" 지적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에 붙은 정부정책을 규탄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내놓은 대책이 되려 전셋값을 밀어 올리자, 주택 시장에 갭투자가 다시 나타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전보다 적은 여윳돈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정부가 갭투자를 막겠다며 내놓은 강력한 대책이 현금부자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26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KB리브온에 따르면 10월 19일 기준 전국 전세 수급 지수는 191.9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다. 지수 범위가 0∼200 범위인 점을 감안하면 전세 공급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 지수는 195.2로 역시 지난 3년 새 가장 높았다. 서울에서는 강남이 10월 현재 196.5, 강북이 193.8을 기록해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과천 공공분양 등이 진행되는 경기도도 이달 현재 전세 수급 지수가 196.5로 아주 높았고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있는 세종도 2주 연속 190에 가까운 전세 수급 지수를 기록 중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도 최고치다. 9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7%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7월 이후 가장 높다. 서울은 9월 전세가율이 53.6%로 직전달인 8월 53.3%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경기도도 9월 전세가율이 70%에 육박해 올해 2월(70.9) 수준으로 높아졌다. 수도권 전체로도 9월 전세가율이 64.7%를 기록해 최근 3개월 새 가장 높았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매매가와 전셋값 격차가 좁혀져 갭투자가 가능한 단지가 나오고 있다. 길음뉴타운 1∼9단지 아파트 인근의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현재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3억원이 넘는다. 다만 길음뉴타운 2단지 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59㎡가 매매가와 전세가가 2억원 정도 차이나 갭투자가 가능하냐는 문의가 오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 인근의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전용 59㎡는 현재 매매 물건이 8억7500만원이고 같은 주택형의 전셋값은 5억∼5억5000만원에 나온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5억짜리 전세는 잘 나가기 때문에 갭투자가 가능할 것 같다"며 "현재는 매매가와 전세가 갭이 크지만 지금 전세를 놓으면 전셋값이 높아져서 갭이 작아진다. 집값도 10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갭투자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추가 대책을 앞두고 있지만 전세 물량을 푸는 공급 안정화 대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갭투자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실거주 위주로 정책을 전환한다고 하면서 시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도입해 전세 물량이 급격히 줄고 전셋값은 급등하다보니까 갭투자를 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상황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나 코로나19 등 여러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진행되고 있어, 화폐의 가치에 비해 주택이 가진 매력이 높다"며 "정부가 완전히 강압적으로 규제하지 않는 이상 갭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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