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맨스필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수학 및 통계학과 교수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으로 1894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토된 ‘Si.427’ 점토판을 분석한 결과 직각삼각형 5일 국제학술지 ‘파운데이션 오브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Si.427 점토판은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인 기원전 1700년 전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토판의 한 면에는 직사각형과 직각삼각형들로 연결된 구조가 새겨져 있다. 이는 측량사가 경작지를 측량해 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 면에는 쐐기 형태로 표기하는 문자인 설형문자를 통해 지주들 사이 매각을 통해 분할한 토지에 관한 법적 내용과 측량에 관한 세부내용이 담겼다.
삼각형 변의 비를 활용해 사인, 코사인 등의 값을 구하는 수학인 삼각법은 기원전 2세기 천문 연구를 하던 고대 그리스인들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도 삼각법을 알고 활용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맨스필드 교수는 2017년에도 ‘플림턴 322’라는 고대 바빌로니아 점토판에서 삼각법을 이용하기 위한 삼각함수표가 발견됐다는 주장을 국제학술지 ‘히스토리아 마테마티카’에 발표했다. 맨스필드 교수는 당시 이 점토판이 측량이나 건설에 실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맨스필드 교수의 해석이 맞다면 플림턴 322에 쓰인 삼각함수표가 실제 측량에 활용됐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된다. 맨스필드 교수는 측량에 관한 정보가 새겨졌다고 알려졌던 Si.427 점토판을 찾기 위해 탐사를 이어 왔다. 1894년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에서 출토된 이 점토판은 지금은 사라진 콘스탄티노플 제국 박물관으로 옮겨진 후 행방이 묘연했다. 맨스필드 교수는 이를 추적하던 끝에 2018년 이 점토판이 터키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돼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맨스필드 교수는 “이 새로운 점토판을 통해 그들이 기하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정확한 토지 경계를 설정하기 위해서임을 알게 됐다”며 “시대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학이 개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