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학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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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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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동산 회사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모든 회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제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회사가 학원이냐?"
직장을 다니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입니다. 직장 상사가 부하를 나무랄 때 많이 하는 말입니다. 마음속으로 '회사는 Company입니다.'  라고 답하고 싶지만 참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데에는 상사도 할 말이 많을 겁니다. 신입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왔는데 일을 바로 시킬 수 있는 실력은 없고 또 시간을 내서 가르칠만한  여유가 없는 게 직장입니다. 저도 처음 부동산 회사에 입사했을 때 누가 저를 좀 가르쳐 주기를 바랐습니다. 중소 회사라 대기업처럼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이나 신입 교육을 받아보지를 못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 업무를 빨리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교육체계가 없는 회사들
보통 대기업에 다니지 않으면 취업 후 제대로 된 교육을 해주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저도 아직까지 대기업을 다녀본 경험이 없어 그런 회사들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귀동냥으로 듣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다녔던 몇몇 회사들 중에 제대로 된 교육을 해주는 회사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있던 교육도 없어지고 교육 한 번 받으려면 여러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만 했습니다.

제가 속한 부동산업계의 대부분의 회사는 중소기업입니다. 교육체계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연수나 교육의 기회가 있으면 실무자가 교육을 받기보다는 짬밥이 되는 어른들(?)에게 순서가 먼저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간혹 연수나 교육에 운 좋게 참여하면 대부분 보고서를 써야 하는 용병으로 선발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정답입니다. 능력이 있어서 뽑혔다기보다는 심부름꾼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심부름마저도 해 본 적이 없는 운이 좋지 못한 케이스였습니다.
 
똑똑한 사람을 키우지 않는 회사
그러면 회사들은 왜 교육에 투자를 하지 않는 걸까요? 회사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말하는 이유는 키워봤자 나간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투자해서 교육을 시켜 놓으면 실력을 키워서 이직해 버린다는 게 교육에 소홀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결국 똑똑한 사람을 키우지 않는 꼴이 돼버립니다. 물론 회사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교육을 장려하지 않는 회사들에서 이런 이유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젊고 능력 있는 친구들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와 문화도 한몫을 합니다. 사내 정치를 통해서 어떤 위치에 오른 사람들끼리 입지를 공고히 다져 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사람들이 꿈을 펼치지 못하고 회사를 나가버리는 일이 많은데 회사에서는 그걸 키워봤자 나간다는 논리로 설명을 합니다. 그렇게 기존의 힘을 가진 사람들의 입지는 더욱 강화됩니다. 그래서 윗사람들은 그대로 남아있고 일을 많이 하는 실무자들은 이직을 하면서 계속 교체가 됩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능력을 키워봤자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이직은 당연한 선택입니다. 이런 순환이 계속 반복되면 회사가 발전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말로 사람의 중요함을 폄하하게 됩니다.


경험 많은 신입을 원하는 모순
교육에 대한 투자나 관심이 없다 보니 회사에서는 경험 많은 신입을 원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많이 배운 신입을 원하다 보니 이런저런 인턴 경험을 한 친구들이 신입으로 합격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 신입사원들을 보면 인턴 경험을 적어도 한두 곳은 기본으로 해야 하고 어학연수도 특별한 경험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학교생활보다는 취업을 위한 준비로 대학생활의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이렇게 취업 준비에 올인해야 한다면 대학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쌓은 스펙도 회사에 입사를 하고 나면 바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게다가 유효기간마저도 너무 짧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과 회사에서 필요한 현업의 능력 사이의 간극이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일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학교
요즘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제가 대학교를 다닐 때와 요즘의 대학교의 교육 방식이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였습니다. 그건 아마도 대학교 교육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와도 가르치는 방식은 거의 비슷하고 단지 달라진 건 책의 두께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대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학교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조금씩 쌓어 결국 회사에 들어와서도 일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일하는 능력의 대부분은 문제 해결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교과서처럼 똑같은 문제가 없고 매번 새로운 일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무언가 달달 외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학교에서 그런 문제 해결 능력을 배웠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회사에 들어와도 새로운 지식 습득을 해야 하는 합니다. 어렵게 취업을 했는데 들어와 보니 더 큰 벽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회사에도 적응해야 하고 현업에서 업무를 해결해 나갈 능력도 배양을 해야하다 보니 신입 사원은 혼란스럽습니다. 적성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새로운 일도 배워야 합니다. 신입 사원들의 이직률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학원이 돼야 하는 이유
현업에서 새로운 지식은 그 업데이트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제가 일하는 부동산 분야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뉴스와 정보들도 넘쳐납니다. 학생들이 학원을 가듯 회사원들도 학원에 가야 할 판입니다. 그런데  회사원들이 갈만한 마땅한 학원은 없습니다. 외부 기관에서 하는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도 부족합니다. 또, 회사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못합니다. 그러니 업무는 겨우겨우 처리하고 더 이상의 큰 발전은 없습니다. 그나마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파듯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회사가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급변하는 업계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회사가 학원이 되야 합니다. 재직자들이 최고 수준의 지식을 갖고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떨어져 나갈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교육을 멈춰서는 안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인재는 돈보다 성취감에 더 끌리는 사람
회사를 선택하는데 있어 연봉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인재는 돈보다 성취감에 끌리는 사람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돈에 의해 움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목표를 놓고 보면 업무에서 맛보는 성취감을 중요시하거나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자 하는 강한 동기가 있는 사람이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입니다. 인재는 그런 원동력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인재를 위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회사도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 게 당연하지만 반대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계속해서 교육과 훈련을 해줘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회사와 개인이 주고받는 게 있어야 오랜 관계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제대로 된 교육의 제공입니다. 그런 교육을 받은 인재는 언젠가는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이직을 해도 그 가치는 계속 남아 있습니다. 좋은 교육을 받은 인재가 만든 보고서나 기획서들은 회사의 자료로 남고 그것을 후임자가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이직을 하더라도 좋은 파트너가 되거나 지속적인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최고의 복지는 교육
직원이 이직할까봐 두려워 교육을 없애는 회사는 분명히 그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이직의 원인이 교육이 아니라 불합리한 조직구조인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구성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의 발전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곳이 좋은 회사입니다. 콘도나 골프장 회원권의 같은 복지보다 교육을 통해 자기 발전의 기회를 주는 게 최고의 복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 뜨고 있는 플랫폼 스타트업 중에서 직원의 도서구입비 무제한 제공이라는 문구가 계속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접대비에는 관대한데 교육비에 까다로운 회사는 결코 좋은 회사가 아닙니다. 

이 글을 보시는 취업 준비생들이나 직장인분들도 회사 내 교육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 수준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세운 목표를 위해 도전해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다 운이 좋다면 회사를 통해 교육을 받으면 좋은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정해진 계획에 따라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회사의 대표가 아닌 직장인이 회사를 다니면서 동기 부여를 하려면 급여나 성과에 대한 보수도 필요하지만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하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나면 스스로 공부하고 자기계발을 해나가게 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좋은 인재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민성식
민성식 비즈니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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