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손잡고 집에 가자” 엄마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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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22. 오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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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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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잠수교에 주차 후 사라진 25세 김성훈씨 / 경찰이 김씨의 행방 추적 중

김성훈(25)씨의 어머니가 잠수교 난간에 붙인 쪽지. 김씨는 지난 7일, 잠수교에 차를 세운 것을 마지막으로 보름째 연락이 닿지 않아 그의 가족들이 애타게 관련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반포대교 하단의 잠수교에 승용차를 세운 20대 남성이 자취를 감춘 후, 보름째 연락이 닿지 않아 그의 가족이 애타게 관련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A씨는 지난 14일 국내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처남이 실종됐어요. 잠수교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며칠간 차가 방치되어 있던 중, 지나가는 시민분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며 “차문은 잠겨있지 않은 상태였고, 뒷좌석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A씨의 처남이자 차주인 김성훈(25)씨는 이달 7일 오후 5시쯤, 잠수교 북단 방향 갓길에 자신의 흰색 차량을 세운 것을 마지막으로 가족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A씨는 김씨가 사라진 후 발견된 차에서 휴대전화 두 대와 지갑이 나왔으며, 유언으로 보이는 1분 분량 영상이 휴대전화에 있었다는 말을 경찰에서 들었다고 한다. 아울러 차가 세워진 장소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있지만, 차량을 바라보는 카메라는 없어서 김씨의 행방과 관련된 단서를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키 175㎝가량에 보통 체형이며 안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25)씨의 누나가 잠수교 난간에 붙인 쪽지. 김씨는 지난 7일, 잠수교에 차를 세운 것을 마지막으로 보름째 연락이 닿지 않아 그의 가족들이 애타게 관련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최초 실종 신고는 서울 반포지구대에 접수됐으며, 서초경찰서로 사건이 이관돼 경찰이 카드 결제와 통신 내역 조사를 병행하며 김씨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이후 김씨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잠수교 CCTV 화면이 A씨 등 가족에게 전달됐지만, 추가 단서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에 세워졌던 차량은 조사를 끝낸 경찰의 ‘가져가셔야 한다’는 말에 현재는 김씨의 가족들이 있는 전남 해남군으로 옮겨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씨의 가족에게 제공한 잠수교 폐쇄회로(CC)TV 영상화면. 김씨로 보이는 남성의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A씨 제공.

더욱더 안타까운 점은 건강이 좋지 않은 김씨의 어머니가 직접 반포대교와 인근을 며칠 동안 다니며 아들을 찾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A씨는 22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경찰이 (처남을) 찾고 있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장모님께서는 지난 주말 해남에 있는 집으로 다시 가셨다”고 마음 아파했다.

이날 오후에도 잠수교 보행로 난간에는 김씨를 애타게 찾는 가족들의 포스트잇 쪽지 수십장이 그대로 붙어있었다. 쌀쌀한 강바람에도 꼭 붙은 쪽지가 김씨의 무사복귀를 기원하는 가족들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이 중에는 아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김씨 어머니의 쪽지도 보인다.

“아들아, 제발 엄마에게 와다오.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엄마랑 손잡고 집에 가자, 내 아들 김성훈.”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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