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중앙일보가 마포경찰서ㆍ마포구청의 유흥시설 합동점검을 동행 취재한 결과 홍대 예술의거리는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인근에서 2012년부터 휴대폰 액세서리 판매점을 운영했다는 박진호(39)씨는 “평상시 ‘불금’ 때를 생각하면 유동인구가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점검반은 42곳의 클럽 명단이 적힌 종이를 들고 일일이 영업장을 방문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클럽이 모두 문을 닫아 점검이 빨리 끝났다”면서 “일부 클럽에서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마포구에서 재난지원기금을 마련해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며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했다.
10일 오후 10시 30분 홍대의 한 헌팅 술집 앞에는 20대로 보이는 손님 3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2m 간격유지’라는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 2~4명이 무리를 지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입구에 서 있던 직원은 “지금 자리가 없어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1시간 30분째 기다리고 있던 대학 신입생 김모(19)씨는 “코로나19가 걱정됐다면 홍대 자체를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온종일 집에 있어 답답함을 억누르다가 오랜만에 분출 좀 하려고 왔다”고 했다.
홍대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최모(36)씨는 “대기 줄이 길다고 볼 수 없다. 평일 매출은 30%, 주말 매출은 40%가 줄었다”고 했다. 그는 “클럽이 문을 닫으니 홍대 상권 자체가 망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걸리는 건 솔직히 모 아니면 도다. 포차뿐 아니라 어느 장소든 재수가 없으면 걸린다”고 했다.
친구와 건대를 찾은 김모(23)씨는 “너무 답답해서 술 마시러 나왔다”면서 “코로나가 염려되지만, 어차피 둘이 마실 거라 괜찮다”고 했다. 대학 새내기인 김모(20)씨는 “새내기 생활을 기대했는데 아무것도 못 해 정말 짜증 난다. 5일까지 집에만 있다가 더는 참을 수 없어서 나왔다”고 했다.
이날 새벽이 넘어가자 건대입구역엔 구급대가 출동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친구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자 신고를 한 것이다. 이들은 별 탈 없이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이우림ㆍ이가람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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