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여행경보 2단계 격상…"강제격리·의료비 폭탄" 경고

입력
수정2020.02.23. 오후 2:59
기사원문
박현영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국무부, 22일 한국 여행경보 2단계로 올려
일본과 동시에 격상…"주의 강화하라" 의미
한국 외교부 "여행금지 아니다" 강조하지만
美 "강제 격리, 초고가 의료비 가능성" 언급
우회적으로 불필요한 여행 자제 권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직원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DC 위기대응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세계 확산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권고를 2단계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권고는 1단계로 유지됐다.

여행권고 2단계는 "강화된 주의 실시"를 의미한다. 이날 국무부는 일본에 대한 여행권고도 2단계로 올렸다. 이전까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여행권고 2단계 나라는 홍콩과 마카오뿐이었는데,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추가된 것이다.

국무부는 "한국에서 지속적인 지역사회 확산이 보고되고 있다"고 조처를 내린 배경을 밝혔다.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감염 사례는 발원지인 중국 본토에 다녀왔거나 다녀온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였는데, 한국에서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

국무부는 "지속적인 지역사회 감염이란 어디에서 어떻게 감염되었는지 모르는 채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고 그 확산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국무부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내리는 여행권고는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를 뜻하며, 세계 110여 개국이 해당한다.

'강화된 주의를 실시하라'는 2단계는 신종 코로나뿐 아니라 테러 위험, 사회 불안 등 각국 상황을 토대로 조처가 내려진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멕시코, 필리핀, 터키, 브라질 등을 포함해 70여개 국에 대해 여행권고 2단계를 발령 중이다.

3단계는 '여행을 재고하라', 4단계는 '여행 금지'에 해당한다. 국무부는 신종 코로나 관련해 지난 2일 중국에 여행권고 4단계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일반 미국인을 대상으로는 2단계 여행권고를 했지만, 고령자와 만성 질환 보유자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는 보다 높은 수준의 권고를 했다.

국무부는 "고령자와 만성 질환자는 심각한 질병에 노출되면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한국으로 여행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며, 불필요한 여행일 경우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밝혔다.

국무부와는 별도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한국에 대한 여행공지를 '경계 단계'인 2단계를 발령했다. CDC 여행공지 2단계는 '강화된 사전 주의를 실시하라'는 의미다. CDC는 같은 날 일본에 대해서도 여행공지 2단계를 발령했다.

지금까지는 한국을 싱가포르·태국·베트남·대만과 함께 '지역사회 확산 지역'으로 분류해왔다.

CDC 여행공지는 모두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주의' 단계로, 일반적인 사전 주의를 권고한다. 2단계는 '강화된 사전 주의 실시'이며, 3단계는 경고 단계인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뜻한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이 한국과 일본으로 여행할 경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취한 것이며, 이는 한국과 일본으로의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으로의 여행을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국무부는 여행권고 세부 내용에서 다양한 표현을 통해 한국으로의 여행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무부는 "만약에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면 여행 일정이 지연되고, 강제 격리될 수 있으며, 극도로 비싼 의료비 지출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한국으로 여행하는 미국인들에 대해 CDC가 권고하는 신종 코로나 예방 가이드라인을 숙지하고 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픈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는 것을 피하며, 비누와 물을 이용해 20초 이상 손을 씻고, 60~95% 알코올을 함유한 손 세정제를 사용해 손을 씻을 것을 권했다. 마스크 착용은 권고하지 않았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23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위기 상황 시 여행자의 위치 확인을 돕는 미 정부의 '스마트 여행자 등록 프로그램(STEP)' 등록을 권장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통상 대사관은 게시물을 올릴 때 한국어 번역본도 올리지만, 이 게시물의 경우 미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명시하면서 영어 게시물만 게재했다. [주한 미대사관 트위터 캡처]
또 위기 상황에서 여행자의 위치 확인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미 정부의 '스마트 여행자 등록 프로그램(STEP)'에 등록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해 사전 대책(contingency plan)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 미 국무부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팔로하며 정보를 파악할 것을 권했다.

이번 미국 측의 조치는 미국인의 한국 여행에 관한 것을 규율하는 것으로, 한국인의 미국 입국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미세먼지 마스크로 코로나19 막을 수 있나? 먼지알지!
중앙일보 유튜브 구독하기 / '페이스북' 친구추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 박현영입니다. 워싱턴과 미국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깊이 있게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