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꼼수우회' 구글에 콘텐츠 가격 인상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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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25. 오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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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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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OTT 웨이브, 홈페이지 공지 통해 가격 인상 발표…29일 적용
구글 '인앱결제' 가격만 인상…PC·모바일웹 등은 그대로
시즌·티빙 등도 가격 인상 가능성…왓챠 "가격 변동 없다"
[상하이=AP/뉴시스] 지난 2018년 11월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 수입 박람회에 설치된 구글 로고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2021.06.23.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사실상 무력화시킨 구글의 새 앱마켓 결제 정책이 OTT '구독료 인상'이라는 도미노 현상을 낳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업체인 웨이브(wavve)는 전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구글 플레이 정책에 따라 웨이브 안드로이드 앱 신규 결제 시 구글플레이 결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한다"며 이용료 인상(안드로이드 앱 한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용료 인상은 오는 29일부터 적용된다.

구글은 최근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을 통해 앞으로 앱 개발사들에게는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만 허용된다고 공지했다. 개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해왔던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 결제방식을 아예 금지한 셈이다. 구글플레이의 결제 정책에 따르면 인앱결제 방식은 최대 30%, 제3자결제 방식은 최대 2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웨이브는 해당 정책이 의무화된 만큼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용권 가격 자체가 오르는 것은 아니고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제3자결제를 이용할 경우에만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PC나 모바일웹 등을 이용한 결제는 기존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웨이브에 따르면 구글은 매월 정기 구독료를 납부하는 '이용권'에는 15%, 개별 구매를 해야 하는 작품(영화 등)에는 30%의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구글갑질방지법 이행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애플의 경우 인앱결제 시 30%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오는 29일부터 웨이브의 이용권 요금은 ▲베이직: PC·모바일웹·원스토어 7900원, 구글 9300원, iOS 1만2000원 ▲스탠다드: PC·모바일웹·원스토어 1만900원, 구글 1만2900원, iOS 1만6000원 ▲프리미엄: PC·모바일웹·원스토어 1만3900원, 구글 1만6500원, iOS 2만원으로 구성된다.

[서울=뉴시스] 국내 OTT 업체인 '웨이브(wavve)'는 23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신규 결제 시 구글플레이 결제를 의무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공식적인 가격 인상을 발표한 곳은 현재까지 웨이브가 유일하지만 다른 국내 OTT들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은 지난 18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구글인앱결제 의무화로 인해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하는 상품 가격과 콘텐츠 구매 방식이 변경될 수 있다. 세부 내용은 상반기 중 추가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즌 측이 '변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으나 높은 수수료가 의무화되는 만큼 웨이브와 비슷한 방식으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티빙(TVING)'의 경우 현재 가격 인상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티빙 관계자는 "아직 별다른 공지를 하진 않았지만 구글 결제 정책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수수료나 가격 인상 등에 대해 명확히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빠른 시간 안에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왓챠'는 현재까지 가격 인상 등이 전혀 계획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왓챠 관계자는 "저희는 현재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관련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 현 시점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지만, 일단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새 결제 정책이 OTT 이용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화살이 OTT 쪽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외부결제 수단을 아예 막아버리다 보니 OTT 업체 입장에서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며 "가격 인상이 된다 하더라도 일괄 인상이 아닌 구글의 인앱결제에만 적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소비자들이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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