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화이자 교차접종, 아스트라 2회보다 최대 10배 예방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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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7.21.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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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구 결과로 본 교차접종 효능·안전성
코로나 백신 교차 접종이 지난 5일 시작돼 69만명이 1차 아스트라제네카(AZ), 2차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9월 7일까지 모두 161만명이 교차 접종 대상이다. ‘부스터 샷’(추가 접종)으로 불리는 3차 접종 가능성을 고려하면 교차 접종 대상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독일·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에선 이미 AZ와 화이자·모더나를 맞히는 교차 접종이 대거 진행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69만명이 맞은 교차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 등을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해외 연구 결과 등을 보면 항체 형성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교차 접종이 동일 백신보다 효과 높아”

지난달 13일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독일 자를란트대 연구는 성인 216명을 상대로 교차 접종의 효과를 분석했다. AZ·화이자, AZ 2회, 화이자 2회 접종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AZ·화이자 교차 접종자가 AZ 2회 접종자보다 항체가 최대 10배가량 더 형성된 것으로 나왔다. 화이자 2회 접종자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항체가 형성됐다.

지난 5월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은 영국 옥스퍼드대의 임상 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50세 이상 지원자 830명을 AZ·화이자, 화이자·AZ, 화이자 2회, AZ 2회 네 그룹으로 나눠 항체 형성을 비교해보니 화이자 2회 접종자들이 가장 많은 항체를 형성했고, 다음으로 AZ·화이자, 화이자·AZ, AZ 2회 순이었다. 화이자·AZ 교차 접종자는 AZ 2회 접종자보다 항체 수치가 5배 높았다고 한다.

랜싯은 지난달엔 스페인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AZ 1차 접종을 받은 663명 중 441명에겐 화이자로 2차 접종을 하고, 나머지 222명에겐 백신을 맞히지 않은 뒤 경과를 비교해 보니 “AZ·화이자 교차 접종자들은 AZ 1회 접종자에 비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7배 늘어났다”고 전했다.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실린 스웨덴 우메오대학 연구는 AZ·모더나 교차 접종과 AZ 2회 접종을 비교했다. 그 결과, AZ·모더나 교차 접종자(51명)들은 AZ 2회 접종자(37명)에 비해 항체가 약 20배 더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교차 접종 연구들에선 동일한 백신으로 접종했을 때보다 교차 접종군에서 두통·발열·오한·근육통 등 경미한 이상 반응이 비슷하거나 더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으로 중증 이상반응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는 “AZ 2회 접종에 비해 AZ에 mRNA 계열 백신(화이자·모더나)을 교차 접종 했을 때 코로나 예방 효과가 더 좋다는 건 명백하고, 안전성 측면에서 중증 반응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적다”고 했다.

◇“국내 교차 접종 안전성, 효과도 발표해야”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경북 구미에서 AZ·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받은 50대 경찰관이 2차 접종 후 사흘 만에 숨졌다는 신고가 20일 들어왔다. 교차 접종과 사망과의 연관성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해외 연구 사례에서는 교차 접종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지는 않았지만 “방역 당국은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교차 접종에 대한 정보를 더 신속하고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14일 “코로나 백신 교차접종이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은 이에 관해 확실한 권고를 할 수 없다”고 했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아직까진 동일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교차 접종 사망 신고자가 처음 나온 만큼 국민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 이런 불의의 사고가 생길 때일수록 방역 당국의 신속하고 정확한 결과 발표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교차 접종을 시행할 때 2차 접종을 화이자로 할지, 계속 AZ로 맞을지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화 한양대의대 교수는 “AZ 대신 화이자·모더나로 2차 접종할 경우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과 같은 혈전 부작용 걱정은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방역 당국은 이미 교차해서 백신을 맞은 69만명에 대한 안전성, 효과에 대한 결과를 조속히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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