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지분 확보할 듯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도 해소
이달말 이사회 열어 결정
지난 2018년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조카 구광모 회장이 그룹을 이어받은 후, 선대때부터의 관례에 따라 독립하는 절차를 밟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업체는 현재 LG그룹의 주력인 LG전자, LG화학과 연관성이 적은 비주력 업종으로 계열분리를 통해 LG그룹은 향후 주력 업종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준비…물밑작업 끝났나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계열분리안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LG그룹에서 열리는 사업보고회와 11월 마지막주 인사에 맞춰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구 고문은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아들이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지난 2018년 이후 구 고문이 곧 계열분리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LG상사가 LG트윈타워 지분을 지주사인 LG에 매각하고 광화문빌딩으로 이전하자 이런 관측 분위기는 더 확실해졌다.
LS와 GS그룹도 계열분리와 맞물려 트윈타워를 떠난 바 있다. 또 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도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하는 등 사실상 일찌감치 지분 구조 정리를 시작한 바 있다.
구 고문의 몫으로는 LG상사·LG하우시스·판토스가 꼽힌다. 이 회사들은 현재 그룹의 주력인 LG전자, LG화학과는 갈래가 다른 업종이기 때문이다. 계열분리를 해도 그룹의 주력사업 구조에는 영향이 적다. 그에 비해 LG이노텍이나 LG유플러스 등은 전자 업종과 밀접해 분리가 쉽지 않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실리콘웍스·LG MMA도 분리 가능성
구 고문은 현재 LG상사나 LG하우시스 지분이 전혀 없다. 그 대신 ㈜LG 지분 7.7%를 보유 중이며, 평가액은 현재 주가 기준 1조원가량이다.
현재 지주회사인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 중이다.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가지고 있다.
시장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구 고문이 ㈜LG 지분을 활용해 계열분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설계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도 구 회장에게로 계열분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가 가진 LG상사·LG하우시스 지분평가액이 대략 4000억원 수준으로, 구 고문이 가진 지주사 지분가치의 절반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번 계열분리가 실제로 마무리되면 LG그룹의 사업구조는 전자와 화학의 두 가지 기둥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계열분리와 함께 구광모 회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온 핵심사업 위주의 구조재편에도 방점을 찍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그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해결될 수 있게 된다. 그룹의 해외 물류를 담당했던 판토스가 LG전자, LG화학 등과 거래비중이 60%가 넘어 조사대상이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장자 승계가 이뤄질 때마다 나머지 형제들은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하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1996년에는 희성그룹, 1999년에는 LIG그룹, 2003년에는 LS그룹이 분리했으며 LF, 아워홈 등도 모두 LG그룹에서 떨어져나간 기업들이다.
LG상사는 지난해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134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사업 부문을 나눠 만든 건축자재, 자동차소재 기업이며 지난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거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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