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40대 이상 커플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서울 은평구의 한 캠핑장이 구설에 올랐다. 이 캠핑장은 20~30대 커플이나 여성, 소규모 가족에 한해서만 예약을 받고 있다. 업주는 공지사항을 통해 “우리 캠핑장은 20~30대 고객 취향에 맞춰 운영되고 있어 40대 이상 고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이 방침이 ‘중년 차별’ 논란으로 번지자 ‘40대 이상 커플 예약 불가’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업주는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캠핑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서 취한 조치”라고 했다.
‘노 OO존’ 논란의 시초는 어린이 이용객을 받지 않는 ‘노 키즈존’이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노 키즈존 식당에 대해 “13세 이하 아동의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나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 행위”라며 아동을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앞서 2016년 9월 제주시의 한 식당이 9세 아동의 출입을 막은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규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법에 강제적인 구속력을 가진 조항이 없어 권고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세대 갈등이 나타난 징후라고 설명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동질적인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고 결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은 장년층과 대화 자체가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진단했다. 구 교수는 이어 “(노 OO존에) 차별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지만, 법을 제정하기 이전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반대하거나 인권위에 진정을 넣는 등의 대응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