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근혜ㆍ최태원 독대’ 안종범도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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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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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뇌물공여 의혹 안종범이 열쇠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조사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의 독대 자리에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동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이 SK의 현안이었던 ‘면세점 인허가’ 관련 대화를 나눈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안 전 수석이 SK 뇌물공여 의혹 규명의 열쇠를 쥔 핵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전날 오후 최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13시간 조사한 뒤 이날 새벽 귀가 조치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최 회장을 소환했던 검찰은 ▦2015년 8월 특별사면 및 석방 경위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111억원) 기부 과정 등을 보강 조사한 뒤, ‘SK의 면세점 사업권 로비 의혹’을 중점적으로 캐물었다. 이 부분은 1차 소환 땐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특히, 작년 2월 16일 청와대 안가에서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의 독대 내용 복원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에게 올린 ‘말씀자료’에는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관련 개선방안 마련’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최 회장은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 “그런 대화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박 전 대통령 측도 “말씀자료 내용을 다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그러나 안 전 수석이 독대 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실에 주목한다. 최 회장이 검찰에서 “(독대 도중)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수석도 함께 들어야 한다’고 해 안 전 수석과 함께 면담이 이뤄졌다”고 진술한 것이다. 게다가 안 전 수석은 독대가 끝나자 최 회장에게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소유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 팸플릿을 건네 줬고, 이틀 후에는 당시 관세청장에게 ‘면세점 관련 보고’까지 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이 ‘부정한 청탁ㆍ요구’를 주고받았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 그 직후 K스포츠재단은 SK에 추가 출연금 80억원을 요구했고, 2개월 후엔 관세청의 ‘신규 면세점 추가 선정 방침’ 발표로 2015년 말 사업권을 잃은 SK에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안 전 수석 소환에 이어, 18일에는 최상목(54) 기획재정부 1차관도 참고인으로 불러 정부가 면세점 고시를 돌연 바꾼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최 차관은 지난해 1월까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서 안 전 수석 지시를 받아 일하기도 했다. 검찰은 19일 장선욱(59) 롯데면세점 대표도 소환하는 등 대기업의 뇌물공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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