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文대통령 훈장 수여 계획 취소 "양국 합의에 의한 것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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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22.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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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화 증진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도스특 훈장'

카자흐 임시 대통령, 정식 대선 전 훈장 수여에 부담느낀 듯

카자흐스탄 정부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제평화 증진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도스특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가, 대통령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이날 오전 11시 15분(현지 시각) 훈장수여식이 포함된 정상회담 일정이 예정돼 있다고 지난 16일 순방 출국길에 공지했었다. 그런데 행사 2~3시간을 앞두고 일정이 취소됐다고 기자단에 공지됐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임시 대통령은 이날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에게 도스특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시 대통령이라는 지위와 대선 일정 등 자국내 사정을 이유로 이를 취소하겠다고 우리측에 전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이같은 카자흐스탄 측 요청을 수용했다.

토카예프 임시 대통령은 지난 3월 상원의장직으로 있다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 카자흐스탄 대선은 오는 6월 9일 치러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정부에서 대선 이전에 공식 훈장을 수여하는 것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설명이 맞는다해도 국빈 방문한 상대국 정상에게 주기로 한 훈장을 현지에서 하루전에 취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외교 의전상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빈을 초청해놓고 할 수 있는 의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사임하고 토카예프 임시 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지난달 19일로 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하기 전이다. 이 때문에 카자흐스탄 정치 상황을 감안해도 우리 외교부가 사전에 완전히 조율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을 순방에 오르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며칠 전부터 협의해왔고 어제 협의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도스특 훈장은 외국인에게 수여할 수 있는 카자흐스탄 최고의 훈장이다. 지금까지 카메론 영국 총리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등이 이를 받았다.

[박정엽 기자 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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