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때,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같은 반 전원이 멜로디언 연주를 하기로 했던 날
무대 의상으로 흰색 목티에 흰색 쫄바지를 똑같이 맞춰 입었어야 했는데, 내겐 흰색 쫄바지가 없다는 걸 당일 아침이 되어서야 알았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어머니가 택하신 건 매일 아침 유치원 바지 안에 입던 흰색 스타킹.
이게 기본적으론 불투명이긴 하지만 쫄바지랑은 엄연히 다른 질감이라 짜임이 촘촘하진 않다 보니 완벽하게 순백색이 될 순 없는 데다가 이음새라고 해야 할까? 여하튼 주요 부위로 선이 꽤 있어 그 나이에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킹인 게 너무 티 난다고 몇 번을 투정 부렸지만 온 가족이 티 안 난다고 강조하니 또 그런가 싶어 입고 나왔다.
바지를 안 입고 다니는 기분이라 처음엔 좀 민망했지만 엄마 말이 결국 맞았다. 정말 다행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해 무사히 재롱잔치를 마칠 수 있었다.
다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사나이 울리는 흰색 스타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