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4·7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은 패배의 상흔이 크다. 하물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저 득표율을 기록한 '꼴찌'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후보는 속이 쓰리지 않을리 없다. 배 후보는 "섭섭하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배 후보가 '당선'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선거를 보름 앞두고 지난달 26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그는 "서울시가 5년 안에 'AI 첨단 도시'로 거듭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며 "이 뜻만 알릴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634표(0.01%)의 선거 최하위 불명예는 그의 기대에도 못 미친 결과였다. 배 후보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그가 자체적으로 분석한 참패의 원인은 최종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보수성향 표심이 집결됐고, 애초 자신의 지자들마저 오 시장을 선택했다는 것.
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 후보는 오 시장과 나밖에 없었다. 두 사람 사이 보수 표가 갈릴 것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의도는 알겠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선거는 막을 내렸고, 배 후보는 남은 과제를 감당해야 한다. 돈 문제가 가장 어렵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예비후보 등록에 1000만원, 정식 후보 등록에 4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의 기탁금이 필요했다. 배 후보는 이중 4000만원 정도를 자신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51개 시민단체' 사람 중 일부에게 융통했다. 그는 "차용증을 써주고 빌렸다"며 "사실상 사비를 털어 쓴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에 들어간 돈은 기탁금 뿐만이 아니다. 배 후보에 따르면, 유세비용 등을 더해 그가 선거에 쓴 돈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고. 이동용 승합차를 빌리고 현수막을 제작하는 비용 등이 적잖이 들었다. 그는 "정산이 아직 안 끝나서,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성 등은 검증되지 않은 공약이지만, 배 후보 나름의 절박함도 엿보인다. 그는 나름의 절박함도 "국내 굴지 기업들이 AI 등 첨단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다"며 "우리나라와 젊은이들 미래가 어떻게 되겠느냐, 한번 뒤쳐지면 못 따라간다"고 말했다.
결국 그의 구상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럼에도 배 후보는 앞으로의 정치 활동에 대해 "이번 선거 공약이었던 서울 AI도시와 기술 발전 얘기를 계속 하고 다닐 것. 사람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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