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사학자, "21세기 이미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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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0.07.20. 오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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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聯合) 劉永晙특파원 = 프랑스의 역사학자인 장 도르메송(학술원회원)은 격변으로 얼룩진 90년을 20세기와 분리, 21세기의 실질적 시작으로 규정, 흥미를 끌고 있다.

도르메송은 히틀러의 나치독일, 2차대전, 공산주의 적화야욕, 東.西냉전 등 前세기의 모든 특징들이 89년까지 모두 사라졌다면서 90년을 21세기의 첫 해로 지적했다.

도르메송은 그러나 미래를 「변화의 위협」에 당면한 불안의 시대로 전망하면서 이전의 東.西대립대신 南.北대립, 그리고 회교권을 비롯한 민족주의 대두 등으로 91년도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 기고한 도르메송의 「90년 결산」요약이다.

「프랑스혁명 2백주년이 된 1989년은 아이러니칼하게도 20세기를 마감하는 해가 된 것 같다.

공산주의의 붕괴와 고르바초프의 영광, 인민들의 해방 등... 그러나 1990년은 독일통일의 해가 됨과 동시 고르바초프에게는 시련의 한해였다.

고르바초프가 89년의 인물이라면 콜이 90년의 인물이라는데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물론 콜의 「성공」의 배후에는 고르바초프가 존재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89년이 예기치 않은 공산체제의 붕괴가 가져온 환희의 해였다면 90년은 엄청난 변화속의 「불안」한 한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89년은 20세기의 마지막해로 산정할 수 있다. 프랑스혁명이 발발한 1789년부터 1차대전이 발발한 1914년까지를 19세기로 본다면 실제적 의미의 20세기는 이후부터 1989년까지의 가장 짧은 기간 지속됐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의 역사적 요인인 히틀러나 스탈린, 그리고 얄타체제와 나치독일, 코민테른, 공산주의 혁명야욕 등은 모두 사라졌으며 고르바초프와 콜이라는 두 인물이 새로운 21세기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21세기의 시작은 1914년 - 곧 20세기 초와 유사한 감도 없지 않다. 위기와 혼란속의 러시아, 中歐의 강국으로 등장한 독일, 그리고 발칸반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대두되고 있는 민족주의 등의 그것이다. 90년의 主사건인 소련의 붕괴와 통일독일의 등장은 바로 민족주의의 격화를 시사하는 것이다.

민족주의 가운데 아랍민족주의는 특히 심각한 것이다.

90년의 또다른 특징은 사상 처음으로 南.北문제가 東.西문제를 앞질러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공식적으로 南.北문제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지 않지만 유엔의 깃발을 앞세운 서방의 對이라크 제제, 서방과 기타 아 랍국과의 「흥정」, 그리고 아랍국정부들이 사담 후세인에 반대하고 있지만 아랍인민들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분쟁의 성격을 시사해주고 있다.

모든 면에서 90년은 정치적 도의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東歐의 해방, 민주.평화적 독일 통일, 南阿共의 인종차별 완화, 그리고 EC의 통합노력 등... 반면 中東은 아직 보편적 국제법이 존중되지 않는 부식되고 있는 지역으로 남아있다. 이스라엘의 생존이 현안으로 부상한 것도 90년의 특징 가운데 하나.

현 「페」만 위기가 어떠한 형태로 끝나던 이스라엘의 「고립」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후세인이 패배하더라도 기타 아랍국들에 대한 상대적 「보상」이 이스라엘을 불리하게 할 것이며 만에 하나라도 후세인이 건재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증강은 자명한 것이다.

지난 40여년간 레바논문제로 티격댔던 유대-기독교의 서방은 이제 이스라엘 자체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대처 英國총리의 퇴진, 그리고 아프리카의 곤경도 90년의 사건이다. 특히 기아와 AIDS, 그리고 저개발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상황은 심각하다.

90년은 또 프랑스의 對外영향력 행사 부문에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콜의 영향력이 고르바초프를 앞지르고 東.西 대립이 南.北대립에 자리를 양보한 상황에서 종래와 같은 프랑스의 중요한 역할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됐다. 지금까지 역사의 핵심용어는 「마르크스시즘」이었으나 90년부터는 핵심용어가 이슬람에 관한 것으로 바뀔 것이다.

지난 45년간 유럽의 관심사는 蘇聯이 西歐를 침공, 적화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그것은 얼마나 불안한 것이었던가. 90년말에 우리를 근심케 하는 것은 「불변 」의 위협이 아니라 「변화」의 위협이다.

우리는 염세적 확실성을 다소 낙관적인 불확실함과 바뀌치기한 실정이다. 역시 얼마나 불안한가.

히틀러, 스탈린은 죽었고 고르바초프와 콜이 평화를 바라고 있다. 90년들어 테러수단은 과거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를 불안케 하는 것은 10여명의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다. 20세기와 획을 긋는 21세기가 출범하고 마르크스주의 대신 자유주의가 득세하고 있지만 91년은 고되고 비극적인 것이 될 것이다.

과학의 경이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속성은 불변할 것이기 때문에 91년 역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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