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독감 동시에 걸리면 치명률 6배…독감백신 궁금증 문답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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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왼쪽)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오른쪽)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 사이언스 제공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폐렴이나 기저질환 악화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해 독감 사망자 수는 30만~6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12월에 본격 유행이 시작되는데 독감예방 접종 후 4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감안해 그 전에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독감 백신과 관련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① 독감, 코로나19 동시에 걸릴 수 있나

독감 유행시기가 다가오는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른바 ‘트윈데믹’이 우려되고 있다. 트윈데믹은 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코로나19와 독감에 함께 걸리는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도 독감 검사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나온 사례가 보고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다수는 아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들에서 독감 바이러스 혹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사례들이 있다”며 “임상 증상만으로 코로나19인지 독감인지를 판단할 수 없기에 이 두가지를 한번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되면 사망 확률이 코로나19 확진자에 비해 2.3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팀이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시 감염 환자 58명의 치명률은 건강한 사람의 6배, 코로나19 환자의 2.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받은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독감을 그냥 감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코로나19와 독감으로부터의 이중 위협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②3가 백신, 4가 백신이란 무엇인가

독감 백신으로 대응하는 바이러스 종류의 개수에 따라 백신은 3가와 4가로 나눈다. 3가 백신은 2종류의 A형 바이러스와 1종류의 B형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다. 4가는 여기에 B형 균주 하나를 더 한 것이다. 3가 백신은 대상자의 경우 국가 지원으로 무료 접종이 가능하고 4가 백신은 전액 본인이 부담한다. 정부는 독감 예방을 위해 지원 대상을 생후 6개월~만 18세 어린이·청소년, 임신부 및 만 62세 이상 고령자으로 확대하고,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했다. 4가 백신이 3가 백신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더 들어 있어 유행할 바이러스를 막을 확률이 높아진다.

③ 백신 맞으면 효과 얼마나 지속될까

백신의 항체형성 효과는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WHO가 권장한 바이러스 종류와 부분적으로 다를 경우 백신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의 바이러스 유행정보를 종합해 다음 해에 유행할 바이러스를 미리 예측해 발표하면 이를 토대로 제조사들은 독감백신을 생산하게 된다.

접종 받은 사람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백신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의 경우 건강한 성인에 비해 항체 생산능력이 낮다.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가 독감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하는 이유다.

④ 독감 예방접종 코로나19 예방에 효과 있을까

독감과 코로나19는 다른 질환이다.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다. 독감 백신을 맞는다고 코로나19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독감에 미칠 영향을 잘 모른다. 올해 4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116명 가운데 24명이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에, 1명은 인플루엔자에 양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조사 대상이 너무 적어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거나 사망률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는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지난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이 센터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중개과학저널’에 발표했다. 독감백신을 4138명이 맞았고, 9082명으 맞지 않았는데, 코로나19 감염 혹은 중증 발병과 독감 백신 간의 상관관계는 찾지 못했다.

⑤ 백신이 상온 노출되면 왜 못쓰나

독감 백신은 기본적으로 ‘사백신’이다 바이러스를 일단 죽여서 불활성화를 시킨 백신이라는 뜻이다. 사백신과 반대로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제거해 만든 백신이다. 생백신은 굉장히 냉장온도 유지가 중요하다. 사백신은 이보다는 덜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보통 2~8도 정도 유지가 돼야 한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과장은 “상온에 노출되게 되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며 “추정하기로는 보관온도보다 조건이 높은 온도에서 보관되었을 때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결국 효과가 약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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