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거니, 명주가 되다<5>] ‘영국의 국민 위스키’…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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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9.07.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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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주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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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가게 판매사원 ‘아서 벨’이 개발
-英 스카치위스키 시장 판매 2위
-처칠 수상ㆍ마가렛 대처 총리 즐겨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이름을 건다는 것은 굉장히 책임이 막중한 일이다. 자신과 가문의 선대, 후대에까지 영향을 주기때문이다. 여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오로지 술 하나에 인생을 건 사람들이 있다. 기네스, 조니워커, 스미노프 등 한번쯤 들어본 이 술들은 사실 사람의 이름이다. 누군가에게 ‘인생술’로 칭송받는 명주 중에는 창시자의 이름을 건 술들이 상당히 많다. 이 술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수백년 간 이 술이 후대에 이어질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한 잔의 술을 위해 인생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벨스의 창시자 아서벨 [제공=디아지오코리아]

<5>벨즈(Bell’s)=1845년 스무살 청년 아서 벨 (Arthur Bell)은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의 한 위스키 상점에 외판원으로 입사한다. 이것이 아서가 위스키와 맺은 첫 인연이다. 외판원 아서는 스코틀랜드 일대를 여행하며 접하게 된 몰트 위스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직접 블렌딩까지 하게 되는데, 완벽 주의자였던 그의 성격대로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 원액을 엄선해 만든 제품의 완성도는 두말 할 나위가 없었다. 오늘날 영국의 국민 위스키로 불리게 되는 벨즈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려 깊은 성격에 매사에 꼼꼼했던 이 젊은이는 1865년 회사의 대표로 나서게 된다. 그가 대표자가 된 이후에도 꽤 오랜 시간 아서 벨의 이름을 건 술은 이 세상에 없었다. 아서가 자신이 만든 위스키에 가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완벽을 위한 열정과 위스키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서벨의 장남 킨몬트(왼쪽)와 차남 로버트 [제공=디아지오코리아]
   
이후 아서 벨즈는 1880년대 후반 합류한 아서의 장남 아서 킨몬트(Arthur Kinmont)와 7년 뒤 합류한 차남 로버트(Arthur Robert)에게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할 것을 강조한다. 두 아들은 가업을 키우고자 호주, 뉴질랜드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1920년대에 진행했던 ‘Afore Ye Go’ 캠페인 이미지[제공=디아지오코리아]

두 아들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위스키의 이름에 아버지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했다. 아서는 흔한 광고나 마케팅의 힘을 빌리는 것도 꺼려했다. 아버지가 이름 대신 인생을 걸고 완성한 위스키라는 것을 아는 두 아들은 이러한 그의 방침을 존경했고 그가 세상을 떠난 후 4년이 지난 1904년부터 아서 벨 앤 선즈(Arthur Bell & Sons)라는 이름을 걸게 된다. 아서 벨의 이름을 걸자 벨즈는 획기적으로 도약하기 시작한다.

“Afore ye go (그대여, 나아가자)”

1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25년 성서에 등장하는 이 구절은 아서 벨이 즐겨 사용했던 건배사로, 이후 회사의 공식 모토가 된다. 슬로건 때문인지 전쟁터로 떠나는 군인들이 즐겨 찾았던 술이 바로 벨즈였다. 잘 배인 피트향에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를 자랑하는 벨즈는 처칠 수상과 마가렛 대처 총리가 사랑했던 블렌디드 위스키로도 유명하다.

1985년 기네스에 합병된 벨즈는 이후 세계 최정상 위스키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는 종합 주류회사 디아지오(Diageo)로 흡수되면서 조니워커와 함께 전세계로 판매를 확장하게 된다. 벨즈는 오늘날 영국 스카치 위스키 시장에서 두번째로 많이 판매 되는 위스키(IWSRㆍ2015년 기준)이기도 하다. 부드러움과 풍부한 풍미를 동시에 가진 위스키로,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부터 위스키 마니아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대중적인 위스키로 알려져 있다. 

벨즈 누끼 컷[제공=디아지오코리아]
  
올 5월에는 디아지오코리아가 한국 시장에도 벨즈를 소개하면서 전문가와 위스키 마니아 층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700㎖ 1병에 1만원 대의 가격으로 위스키 대중화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국기 문양의 유니언 잭(Union Jack)이 감각적으로 표현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영국을 대표하는 스카치 위스키 ‘벨즈’가 한국에서 스카치 위스키의 대중화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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