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격리 시설로 점찍은 2곳은 모두 공무원 전용 교육 시설이다.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 인재개발원은 국가ㆍ지방 공무원을 교육하는 곳이다. 중앙ㆍ지방직 9급ㆍ7급ㆍ5급 신입 공무원은 물론 고위 공무원단 승진자까지 모두 이 곳에서 교육받는다. 외부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정부는 질병 관리 차원에서 한 곳에 수용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발을 고려했을 때 일정 지역 한 곳에 단독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두 곳에 우한 교민을 분산 수용키로 했다. 28일 오후 4시엔 이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지역 반발이 거세자 30분 만에 “민감한 사항이라 격리 장소를 밝힐 수 없다”고 번복했다. 이날 오후 5시쯤엔 우정공무원 인근 주민 20여명과 면담도 진행했다.
현재 국내에는 전염병을 차단할 수 있는 대규모 국가격리 수용시설이 없다. 정부 방침을 두고 ‘전세기 도착 후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는 게 맞지 않는지’ ‘국가 전염병 발병 시 500명도 단독 수용할 공간이 없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격리만 철저히 한다면 장소가 어딘지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세기가 공항에 도착한 뒤 동선을 줄이고, 단독 수용하면 바람직하지만, 수용 규모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곳을 격리 수용시설로 정했을 것”이라며 “수용이 끝난 뒤 소독ㆍ방역을 철저히 한다면 감염학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우한 교민은 694명이다. 이들은 김포공항을 통해 30~31일 4회에 걸쳐 입국한다. 전세기에는 37.5도 이상 발열과 구토ㆍ기침ㆍ인후통ㆍ호흡 곤란 등 의심 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다. 중국 국적자 역시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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