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불 끈 한진家…`지분 8% 반도건설` 캐스팅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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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2.31.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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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이명희 "유훈 지켜갈 것"
`성탄 소동` 모자 사죄로 일단락
파문 확산에 서둘러 수습했지만
조현아 갈등 깊어…재발 우려도

반도, 한진칼 지분 6%→8%대
2대주주 KCGI 유보적 입장 고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이 고문 자택에서 벌어진 이른바 '모자(母子)의 난'과 관련해 30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가 언론에 공개된 지 사흘 만이다. 파문이 커지자 서둘러 화합 제스처를 취하며 여론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물까지 파손하며 격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까지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반도건설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회장과 이 고문은 이날 공동 입장문에서 "지난 성탄절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조 회장은 모친인 이 고문에게 곧바로 깊이 사죄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모자는 앞으로 가족 간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을 지켜가겠다"고 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5일 이 고문 자택에서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자신을 공개 비판한 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유리창과 화병이 깨지고 이 고문이 찰과상을 입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이날 두 사람이 공개 사과하면서 '모자의 난'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이를 계기로 조 회장이 결국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과의 갈등이 여전히 깊은 데다 3개월가량 남은 주총에 대비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한시적 '달래기'에 나선 것일 수 있어 갈등 재발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이 고문이 내년 주총에서 조 회장 편을 들 것인지에 대해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조 회장 측 △KCGI 측 △총수 일가 측이다. 우선 조 회장(6.52%)의 우호 지분으로는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과 델타항공(10%) 등이 꼽힌다. 여기에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17.29%)가 맞서고 있다.

다만 조 전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 고문(5.31%) 등 총수 일가 입장은 현재 불분명한 상황이다.

그중 조 전 부사장은 공개적으로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들며 KCGI 측과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3일 그는 입장문에서 "공동 경영을 하라는 선친(고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과 다르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주주들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주요 주주로 '깜짝' 등장한 반도건설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6일 자회사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 6.28%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장내에서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지분율을 8%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KCGI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현 상황을 지켜본 뒤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KCGI로서는 기업가치 제고 등 목적을 달성하려면 조 전 부사장 등 다른 주주들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 일환으로 비주력 사업 정리를 요구하고 있어 연대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는 비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호텔·레저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광섭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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