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 3000조 첫 돌파…부동산·주식시장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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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대출 올해 69조 증가

[CBS노컷뉴스 최승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시중에 풀린 자금이 30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로 기업과 가계가 대출을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시중 통화량이 크게 늘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광의 통화량(M2)은 3018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었다.

M2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통화를 비롯해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지난 4월에는 34조원이 증가했다. 2001년 12월 M2 관련 통계 기준이 마련된 이후 월간 최대 증가액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난에다 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등이 겹치면서 올해 은행권 대출이 70조원 가까이 늘었다. 초저금리도 대출증가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6월 말 기준 원화대출액은 총 1208조922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8조8678억원(6.04%) 늘었다.

지난달에 이들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역대급인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막히자 신용대출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면서 부동산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내놓은 6·17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전셋값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일 "최근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밝혔다.그동안 부동산 값 급등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집권 여당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물경기는 여전히 냉랭한데도 주식시장은 뜨겁다.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 자금이 증시에 계속 몰리고 있다. 올해 연간 주식시장 거래 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누적 거래 대금은 2293조6000억원에 달한다.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거래 대금을 뛰어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18년 2799조7000억원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여 진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46조1819억원을 기록, 작년말 27조3937억원에 비해 69%가 늘었다.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주식시장을 달구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경기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만에 1.9%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4.9%로 제시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어나고, 확산이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전제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감소폭이 -1.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경제위기로 상당 기간 통화 긴축정책을 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기대응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이 풀리고 있다. 유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 같은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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