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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견고한 날들이 모여_뮤지컬 <배니싱> 배우 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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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4. 10:48880 읽음

견고한 날들이 모여

배우의 연기 인생을 마라톤 풀코스에 비유한다면, 2019년부터 달려온 배우 조훈은 아직 시작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짧은 거리를 느긋하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뮤지컬 <더 캐슬>을 시작으로 2021년 뮤지컬 <배니싱>까지,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감사하게도’ 긴 공백없이 관객과 꾸준하게 만날 수 있었다. 누나 손을 잡고 대학로에 첫발을 디뎠던 어린 나이의 그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예측할 수 없던 날들이 모여 만들어진 조훈의 견고한 탑은 어려운 시기에도 투정보다 감사함을 먼저 이야기할 줄 아는 진심을 만들어냈다.
editor 나혜인 photographer 김선진


<배니싱>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무대 에 오르고 있나요.
저는 어떤 작품을 하든 항상 ‘잘 해야겠다.’ ’틀리지 말아야겠다.’ ‘정확하게 해야겠다.’라는 강박감이 있어요. 때로는 이러한 강박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상황에 충실하되, 허용되는 범위까지 풀어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무대 위 상황에 집중하려 하고 있어요.

대본으로 만난 명렬의 첫인상과 무대를 하는 지금의 느낌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정말 나쁜 친구였어요. 지금은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명렬이는 의신과 비교했을 때 부족해 보일 뿐이지, 충분히 우수하거든요. 하지만 본인과 가장 가까운 의신의 천재성 때문에 자신의 우수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열등하게 치부해버리니 안타깝죠.

초연부터 지금의 삼연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잖아요.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기 전에 느낀 부담감은 없으셨을까요.
제가 군대 가기 전에 LG아트센터에서 하우스어셔로 오래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제 주변에 관객 입장에서 뮤지컬 작품을 좋아하고 잘 아는 분들이 많아요. <배니싱> 오디션 합격 소식을 주변인들에게 먼저 말했는데, 반응이 장난 아닌 거예요. 평소에 합격 소식을 전하면 ‘축하한다.’ 정도였는데,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건 처음이었거든요. 대신 3인극인 데다 감정적으로 표출하는 장면이 많아서 힘들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죠. 그래서 정말 많이 부담되었어요. 첫공 때만 생각하면 정말...

LG아트센터에서 하우스어셔로 일해봤을 정도면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나 봐요.
누나의 영향이 컸어요. 어렸을 때 누나랑 TV로 우연히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을 봤던 기억이 있어요. 류정한 선배님과 김선영 선배님이 축하 무대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Dangerous Game’을 부르셨거든요. 당시 저는 ‘멋지다. 잘한다.’ 정도였는데, 누나가 거기에 완전히 매료된 거죠. 그때 누나랑 둘이 LG아트센터에서 하는 <지킬앤하이드>를 처음으로 봤어요. 이후 뮤지컬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했고요. 하우스어셔로 일하게 된 것도 누나가 먼저 일하고 있어서 추천을 받아 하게 된 거였어요.

말씀처럼 그동안 연극 <어나더 컨트리>, 뮤지컬 <마리 퀴리><비스티>등을 떠올려 보면 많은 배우가 무대에 서는 극이었잖아요. 처음으로 해본 3인극은 어떠셨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의신 역을 연기하는 형들을 보면서 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그래도 경력 차이가 크게 나는 형들과 작업을 하다 보니까, 형들에게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격려를 많이 받았어요.

이전 시즌에 참여한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서고 있다 보니, 도움을 받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하고 있는 명렬이 같은 경우는 홀로 서는 장면이 많아서 혼자서 어떻게 무대를 가득 채울 수 있을까 고민했거든요. 연습 기간 때 ()승현이 형이 이전 시즌 명렬을 어떻게 공연했는지 쭉 한 번 설명해줬던 적 있어요. 물론 세 명의 명렬이 모두 같을 필요 없지만, 명렬이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또 의신이나 K 역 형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명렬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일부러 많이 물어보진 않았어요. 기존에 했던 것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명렬처럼 폭발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연기는 앞선 작품에서 보여주신 모습과 비교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떤가요?
너무 재미있어요. 평소에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 드러내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제가 표현하는 명렬이는 감정을 겉으로 많이 꺼내는 부분들이 있어요. 무대 위에서 그렇게라도 표출을 하니까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조금 더 안정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예민한 부분도 가라앉고 화도 많이 줄고요.

명렬은 어느 기점을 지나 180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인물이에요. 그런 명렬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자신만의 디테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조연출님과 많이 이야기했던 부분이에요. 관객들이 명렬이가 갑자기 배신했다고 느끼기보다 ‘뭔가 싸한 구석이 있는데.’라고 의심해주길 바랐어요. 이를 위해서 대사도 조금씩 추가하고 나름의 디테일들도 만들었고요. 솔직하게 텍스트로만 봤을 때는 초반과 후반이 너무 극과 극이거든요. 서로 다른 인물로 보이지 않게 서서히 단계를 쌓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명렬이가 변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잠재되어 있던 성향을 꺼냈을 뿐.

전작인 <비스티> 승우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냉철하고 차갑게 다가갔다면, 명렬은 불에 뛰어드는 듯한 뜨거움이 느껴져요. 두 인물 중 누구에게 더 가까운가요.
명렬이랑 가깝다고 생각해요. 멀리서 전체를 볼 줄 아는 승우처럼 되려고 노력은 하는데, 눈앞에 있는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명렬이처럼 되는 것 같아요. 

지난해는 조훈이라는 배우를 알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제한되어 아쉬움이 남는 해이기도 했을 것 같아요.
아쉬움도 없지는 않은데, 감사함이 큰 한 해였던 건 확실해요. 뮤지컬 <더 캐슬>을 시작으로 작품을 쉬지 않고 쭉 할 수 있었거든요. 계속해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점이 참 감사해요.

대한민국 공연계를 이야기할 때 대학로는 빠질 수 없는 장소예요. 대학로와의 첫 추억을 떠올린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중학교 1학년 때 대학로에서 처음으로 연극을 봤는데, 그게 연극 <쉬어매드니스>였어요. 누나랑 이모부랑 셋이서 공연을 보고 치킨을 먹었던 게 첫 기억이에요.

대학로는 본인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배우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연결되어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ATTENTION, PLEASE!
뮤지컬 <배니싱>
기간 2020년 11월 1일-2021년 2월 21일
시간 화·목·금 20:00 수 16:00 20:00
토 15:00 19:00 일·공휴일 14:00 18:00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가격 R석 6만6천원 S석 4만4천원
출연 김종구 이주광 주민진 에녹 정민 박규원
유승현 배나라 조훈
문의 02-766-7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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