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얼굴 좀 보자"…최순실 첫 재판 '북새통'

입력
기사원문
박소연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19일) 국정 개입 사건의 첫 재판은 시민들도 참관한 가운데 진행이 됐지요. 이 재판을 보기 위해서 2.6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방청권을 얻었는데요. 직접 보고 난 뒤에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오늘 밀착카메라가 첫 재판이 열린 법원 안팎의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 시각은 12시 반, 이곳은 서울중앙지법입니다. 잠시 후인 오후 2시 10분부터 최순실씨 첫 재판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최씨를 태운 호송차가 이곳에 도착한 뒤 최씨는 이쪽 아래 계단을 따라 내려갈 예정입니다. 아직 재판까지 1시간 40분 가량이 남았는데요. 벌써부터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후 1시 40분 쯤, 최순실씨가 타고 있는 호송차가 법원 주차장 안으로 서서히 들어옵니다. 곧이어 수의를 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최씨가 버스에서 내립니다.

비슷한 시각, 재판을 참관하러 온 시민들로 5번 법정 출입구 앞은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강연준/서울 가락동 : 내가 84살인데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런 사람 처음 봤거든요. 그러니까 얼굴 좀 보려고…최순실.]

검색대 앞에서는 방청객의 신분 확인과 소지품 검색이 까다롭게 진행됐습니다.

절차를 거쳐 법정 안으로 들어가는 이들은 방청권 추첨에서 경쟁률 2.66대 1을 뚫은 '행운의' 시민들입니다.

당첨된 시민들은 응모권을 들고와 이곳에서 방청권으로 교환합니다. 뒤쪽에 있는 검색대를 통과한 뒤 재판이 열리는 417호 법정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방청권 공개 추첨은 지난 16일 열렸습니다. 응모 2시간 전부터 법원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박성관/서울 정릉동 : 12시쯤 와서 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정찬용/경기 구리시 수택동 : 멀리서 왔어요. 구리.]

이곳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호법정입니다. 이곳에서 최순실씨 관련 재판을 볼 수 있는 방청권 응모와 추첨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30분 후 이면 응모가 시작될 예정인데요, 벌써부터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기하고 있습니다.

시민에게 제공된 방청석은 모두 80석. 시간이 지날수록 복도에 대기 줄은 점점 길어집니다.

저도 법정 방청 응모권을 받았습니다. 제 응모 번호는 92번인데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은 이 용지를 저쪽 앞쪽에 있는 추첨함에 넣으면 됩니다.

재판을 직접 보러 온 시민들로 진풍경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996년, 피고인 석에 선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보기 위해 20년 전에도 법원은 북새통이었습니다. 지켜보는 법원 관계자는 여러 생각이 교차합니다.

[법원 관계자 : (지난 1996년) 전두환이 재판 때 방청권 나눠주는데 정문 앞에서 텐트 쳐가면서… (그때는 선착순이었죠?) 그럼. 똑같은 417호 법정이었는데. 못 들어 간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치열하게 자리다툼하고…]

추첨이 시작되자 응모권을 손에 쥔 시민들 시선은 당첨 번호가 뜨는 전광판에 집중됩니다.

드디어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자 로또라도 당첨된 듯 환호성을 지릅니다.

저도 응모에 참여했지만 방청 기회를 얻는 80명 안에 들진 못했습니다.

[이석순/경기 용인시 상아동 : 국정 농단한 최순실 얼굴이 얼마나 두꺼운지 보고 싶었어요. 재판 때 한번 봐야지 했는데 다 끝나 가는데 이제 됐네. 54번.]

진실을 목격할 수 있을까. 큰 기대를 품고 첫 재판을 참관한 시민들.

하지만 첫 재판은 1시간 10여분 만에 끝났고, 최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해 방청객의 공분을 샀습니다.

[박광수/서울 성현동 : 큰 기대를 걸고 왔는데 기대 이하의 재판이 돼서 조금 섭섭해요. 뉘우치는 점이 보이지 않고 고개 숙여서만 얘기했어요.]

꺼지줄 모르는 광장의 촛불은 진실을 밝히라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법정에서 진실의 문이 열릴 수 있을지 눈과 귀가 이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 JTBC 뉴스 공식 SNS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Copyright by JTBC(http://jtbc.joins.com) and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