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손도끼 피해자 친여동생도 숨져…유족들 '경찰·군 부실 수사'호소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SBS뉴스 캡쳐


충남 서산시에서 상근 예비역으로 전역한 20대 남성 A씨가 군대 선·후임으로부터 금전적 협박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A씨의 여동생 마저 숨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의 유족은 경찰과 군사경찰의 부실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저는 '손도끼'사건으로 2명의 동생을 잃은 큰 누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부실한 군 당국의 관리와 잘못 엮인 사람들로 인해 막내 남동생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의 부실한 수사가 더해져 여동생까지 앗아가 한 가족이 파탄 났다. 이 일을 조용히 지나가기엔 제 동생들의 나이는 26살, 22살. 죽기엔 너무 아까운 청춘"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A씨는 지난 8일 오전 10시쯤 본인의 주거지까지 찾아온 군대 선후임 B씨와 C씨에게 폭언과 협박을 받았다. 이들은 범행당시 손도끼를 가진 채 A씨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협박받은 당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군 적금으로 모아둔 돈을 이들에게 수차례 빌려줬고, 사건 당일에도 C씨에게 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 빚 때문에 A씨를 협박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성자는 "손도끼를 들고 찾아와 모종의 협박을 한 후임 C씨는 군사경찰에 구속됐지만, 군판사의 영장 기각으로 불구속 상태"라며 "선임 B씨는 경찰에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진술만 받고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SBS뉴스 캡쳐


그러면서 "공범임이 확실한데도 경찰과 군사경찰의 부실한 수사와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가해자들은 자유로운 몸으로 서로 입을 맞췄는지,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지 분통이 터졌다"고 덧붙였다.

숨진 여동생은 남동생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들의 증거인멸과 수사방해 정황이 담긴 증거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더딘 수사에 속이 타들어 갔다. 심지어 입건되지 않은 B씨와 같은 아파트에 살아 언제든지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작성자는 "손도끼를 갖고 찾아온 선후임과 더불어 저희를 더 아프게 했던 것은 바로 수사과정이었다"며 "우리 가족은 선임을 같은 아파트에서 계속 만나야 했고, 행여나 남은 가족에게도 손도끼를 갖고 협박하지 않을까 매일 불안 속에 지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하고자 살기 위해 정신과도 다니고 불면증을 극복하려 수면제까지 먹으며 처절하게 노력한 여동생은 남동생 사망 20일 후 방송 인터뷰를 앞두고 기대감으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그들이 벌을 받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다음날 깨어나지 못하는 원통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한편, 충남 서산경찰서는 지난 10일 이번 손도끼 사건의 피의자 B씨를 특수공갈 등 혐의로 구속했다. 현재 공동공갈 등 혐의를 받는 공범 C씨는 군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유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런 내용을 담은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15일 오후 5시 기준 4만3000여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