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하차해라' '발언 틀렸다'...'백종원 저격' 황교익에 '역풍'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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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02. 오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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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6)씨가 백종원(52) 더 본 코리아 대표가 진행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공개 비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황씨의 과거 발언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황씨를 비판하는 일부 네티즌은 tvN ‘수요미식회’에 황씨의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왼쪽)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로 백종원(오른쪽) 더 본 코리아 대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TvN 홈페이지, 조선DB

황씨는 2일 오전 1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 대표가 12종의 막걸리로 블라인드 시음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고 평했다. 지난달 13일 방영된 이 방송에서 백 대표는 막걸리의 브랜드를 대부분 맞혀냈지만, 막걸리 가게 사장은 12종의 막걸리 중 두 종류 만을 맞히는데 그쳤다. 황씨는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게 했어도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면서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다"고 썼다. 제작진이 백 대표에게 미리 정답을 귀띔해주는 식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됐다.

황씨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선 '방송을 보지 않고 백 대표를 비판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황씨는 이날 오후 "오늘 오전에 다시 보기를 해서 봤다. 보니 더 가관이었다"고 추가 글을 올렸지만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그러면서 황씨가 1회부터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수요미식회’에서 했던 과거 발언들로 불똥이 옮겨 갔다.

’수요미식회’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황씨의 하차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글./tvN ‘수요미식회’ 홈페이지 캡처

'수요미식회'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황씨를 하차시켜 달라"는 글이 70건 넘게 올라왔다.

네티즌 서모씨는 ‘황교익씨, 언제까지 우리 음식을 일본 음식이라 주장할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 음식 문화가 일본에 종속돼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대체 언제까지 주장할 거냐. 엉터리 소리를 방송에서 듣고 싶지 않다"라며 황씨 하차를 요구했다. 네티즌 이모씨는 "(황씨는) 전문가로서 방송에 나오는 것인데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 아닌 자기 의견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방송에서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불고기는 일본어 ‘야키니쿠(燒肉)’ 번역한 것"… 비판에 "‘국뽕’은 무지 먹고 자란다"

그렇다면 논란이 된 황씨의 발언은 무엇일까.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것은 '불고기 어원'에 관련한 것이었다. 황씨는 지난 2015년 10월 이 방송 '불고기 특집'에서 "불고기는 일본 음식 '야키니쿠(燒肉)'의 번역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선 "불고기는 고구려 때 생긴 음식인 '맥적(貊炙)'으로부터 전승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중세 시기 불교가 국교였던 일본은 1872년까지 육류 섭취가 금지돼 있었을 정도로 고기 문화가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고기의 어원을 '야키니쿠'에서 찾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불고기는 일본어 ‘야키니쿠’의 번역어”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비난이 지속적으로 나오자 황씨가 지난 1일 올린 글./페이스북 캡처

황씨는 이런 주장에 대해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어에서 음식명 짓기의 원칙은 '김+말이'·'김치+찌개' 같이 '재료+조리법'인데 불고기는 '조리법+재료'로 원칙에서 벗어난다"며 "불고기라는 음식명은 분명 일제강점기 시기 만들어진 말"이라고 재반박했다.

지난 1일에는 "한반도에서 고기를 이런 저런 방식으로 구워 먹는 식문화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왔다는 이야기와 '불고기'라는 조어(造語 )가 일제강점기에 형성되었다는 이야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두 가지는 양립 가능하다"고 쓴 한 네티즌의 글을 공유했다. 자신은 불고기의 '기원'이 아닌 '어원'을 따져보는 데 주력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불+고기'의 조어가 일제강점기 이전에 있었다고 주장하기 위해 온갖 쇠고기 구이의 자료를 들이밀고 있는 모양"이라며 "불고기를 소를 잡아 구워먹는 음식으로 치면, 야생 소를 잡아먹던 20만 년 전 한민족의 조상이 발명한 것으로 주장해도 된다"고 했다. 황씨는 '불고기 논란'에 대해 "'국뽕'(맹목적 애국심을 필로폰에 비유한 합성어)은 무지를 먹고 자라는 종교"라고 평했다.

"멸치육수·장어 우리 전통 아니다"… 네티즌 "둘 다 고서에 등장하는 음식"

tvN ‘수요미식회’에서 논란이 된 황씨의 발언./tvN 방송화면 캡처

'불고기 특집'과 같은 해 방영된 '국수 특집'과 지난해 방영된 '장어요리 특집'에서 나온 황씨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수 특집에서 황씨는 "한국에는 멸치나 새우로 국물을 내는 풍습이 없다. 어업이 발달한 일본에 의해 멸치 육수 조리법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정약용 선생의 둘째 형인 정약전(丁若銓)이 1814년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 어류단행본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멸치로는 포도 뜨고 국물도 내고 젓갈도 만들지만 식품으로는 천하다"는 구절이 나온다는 점을 들어 황씨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또 장어 특집에서 황씨가 "한국인은 장어를 먹지 않았는데 일제강점기 장어를 즐겨 먹던 일본인 때문에 먹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세종 당시 만들어진 식이요법서 '식요찬요(食療纂要)'에 연산군이 장어를 즐겨먹었고, 고종도 장어 백숙을 즐겨 먹었다는 내용이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황씨는 이 주장에 대해선 아직 재반박을 하지 않았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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