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SNS 사기 기승…친분 쌓은 뒤 돈 뜯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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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7.02. 오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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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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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친밀감을 나타내며 접근하는 낯선 외국인들, 각별히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온라인으로 친분을 쌓은 뒤 갖은 명목으로 돈을 뜯어가는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철제 금고에서 검은색 종이 뭉치가 쏟아집니다.

약품에 담그면 검은색 특수 잉크가 빠지면서 달러 지폐로 변한다며, 외국인 사기 조직이 피해자에게 보여준 가짜 블랙 머니입니다.

사기 조직은 지난 1월 페이스북에 브라이트라는 이름의 계정을 만들고 '퇴역을 앞둔 한국계 미군'이라며 국내 한 40대 여성에게 접근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여성과 친분을 쌓은 뒤엔 "한국에 들어가 살고 싶으니,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3백만 달러나 되는 퇴직금을 '블랙머니' 형태로 갖고 있는데, 국내에서 약품 처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외국인에게 영어를 배우고 싶던 이 여성은 별 의심 없이 두 달 새 4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대담해진 일당은 라이베리아인 A씨를 이 여성에게 보내, 종이에 검은 칠을 한 가짜 '블랙머니'를 보여주고 추가로 돈을 뜯어내려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를 본 사람은 이 여성뿐만이 아닙니다.

50대 사업가 유 모 씨는 지난해 11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소령을 사칭하는 여성을 페이스북에서 만났습니다.

퇴직금 1백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솔깃한 제안에 쉽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유 모 씨/피해자 ]
"(돈을) 박스에 넣어주겠답니다. (그런 다음) 외교관이라는 사람이 인도네시아 세관에 있는데, 걸렸다고 합니다. 통관하는 데 돈 필요하다고… 돈 보내달라고 해서 1천 불, 1천1백 불, 4백 불 (송금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올해 5월까지 유 씨가 보낸 돈만 1억 원이 넘습니다.

[국정원 국제정보범죄센터 관계자]
"처음에 소액 송금을 요구합니다. 한번 소액 송금을 하기 시작하면 그걸 구실로 계속해서 송금을 요구하게 됩니다."

국가정보원에 신고된 외국인 사칭 SNS 금융사기는 올 상반기만 38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를 벌써 넘어섰습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이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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