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타이족과 켄타우로스족의 싸움 라피타이족과 켄타우로스족의 싸움
라피타이족과 켄타우로스족의 싸움
루카 조르다노, 1688년, 국립 러시아박물관
출처 : Wikimedia
비슷한 글6
보내기 폰트 크기 설정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 종족이다. 상체는 인간이고 가슴 아래부터 뒷부분은 말이다. 테살리아의 펠리온 산에서 날고기를 먹으며 살고, 성질이 난폭하고 호색적인 종족이다. 하지만 켄타우로스족의 현자 케이론은 영웅들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외국어 표기 Κένταυρος. 복수형: Κένταυροι(켄타우로이)(그리스어)
구분 전원의 신
상징 거칠고 저급한 본성, 난폭함
어원 ‘소를 찌르다’, 혹은 ‘구름을 찌르다’
별, 별자리 궁수자리
관련 사건, 인물 켄타우로마키아, 케이론, 헤라클레스
가족관계 네펠레의 자식, 익시온의 자식

켄타우로스 인물관계도

켄타우로스족은 테살리아의 왕 익시온과 구름의 님페 네펠레의 결합으로 태어난 자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켄타우로스족은 아폴론나이아데스 중 한 명인 스틸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켄타우로스의 자손이라고도 한다.

신화 이야기

출생

일반적으로 켄타우로스족은 테살리아 왕 익시온이 구름의 님페 네펠레와 결합하여 낳은 자식들로 알려져 있다. 제우스는 신들의 만찬에 초대받은 익시온이 자신의 아내 헤라에게 불경한 욕망을 품자 구름(네펠레)으로 헤라의 형상을 만들어 익시온을 속였다. 익시온은 이 구름을 헤라로 여기고 정을 통했는데 이 결합에서 켄타우로스들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제우스는 신성모독의 죄를 범한 익시온을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어 허공으로 던져버렸고, 익시온은 그대로 타르타로스(저승)로 떨어져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인 채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익시온과 네펠레
파울 루벤트, 1615년, 루브르 박물관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켄타우로스족은 아폴론나이아데스 중 한 명인 스틸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켄타우로스의 자손이라고 한다. 아폴론과 스틸베 사이에서는 또 다른 아들 라피토스도 태어났는데, 그는 라피타이족의 조상이 되었다.

하지만 켄타우로스족의 현자로 꼽히는 케이론과 폴로스는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혈통이 다르다. 케이론은 티탄크로노스오케아니데스의 하나인 필리라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고, 폴로스는 실레노스와 물푸레나무의 님페 멜리아데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케이론과 폴로스는 난폭한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달리 인간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하며 폭력을 좋아하지 않았다.

켄타우로마키아

익시온의 또 다른 아들로 라피타이족을 다스리던 페이리토오스는 부테스의 딸 히포다메이아와 결혼하면서 친구 테세우스네스토르를 비롯한 많은 손님들을 초대하였다. 초대 받은 손님 중에는 반인반마족 켄타우로스들도 있었다. 켄타우로스들 역시 익시온의 자식들이므로 페이리토오스와는 가까운 친척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켄타우로스들은 잔칫상의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시는 바람에 몹시 취하고 말았다. 술에 취한 켄타우로스들은 자제력을 잃고 테살리아의 처녀들을 겁탈하려 하였다.

히포다메이아를 납치해가려는 켄타우로스족 에우리티온을 막는 페이리토오스

켄타우로스 중 하나인 에우리티온은 심지어 신부 히포다메이아에게 달려들었다.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테세우스가 에우리티온을 꾸짖으며 사태를 수습하려 하였으나 에우리티온은 오히려 테세우스를 공격하였다. 화가 난 테세우스는 옆에 있던 항아리를 들어 에우리티온의 머리를 내리쳤고 에우리티온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그러자 다른 켄타우로스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서면서 페이리토오스가 다스리는 라피타이족과 켄타우로스족 사이에 커다란 싸움이 벌어졌다. 이 싸움은 흔히 켄타우로마키아(켄타우로스 전쟁)라고 불린다.

테세우스도 가담한 이 싸움은 수많은 켄타우로스들이 라피타이족의 손에 목숨을 잃은 뒤 끝이 났다. 이 일로 켄타우로스들은 테살리아에서 추방되어 펠로폰네소스로 갔고, 싸움에 가담하지 않았던 켄타우로스족의 현자 케이론만이 계속 테살리아의 펠리온 산에 남을 수 있었다.

영웅들의 스승 케이론

케이론은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의 아름다운 딸 필리라에게 반한 크로노스가 아내 레아를 속이려고 필리라를 말로 변하게 한 다음 사랑을 나누어 낳은 아들이다. 케이론은 거칠고 난폭한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달리 선량하고 지혜롭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 그는 친구인 아폴론으로부터 의술과 궁술을 전수받았을 뿐만 아니라 음악과 예언에도 뛰어나 헤라클레스, 이아손, 아스클레피오스, 아킬레우스, 디오스쿠로이, 악타이온 등 숱한 영웅들을 가르친 스승이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영웅들 중 그의 제자로 언급되지 않는 사람은 테세우스가 유일한 정도다.

어린 아킬레우스를 가르치는 케이론
로마의 고대도시 헤르쿨라네움에서 출토된 벽화.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

폴로스의 포도주와 케이론의 죽음

켄타우로스족과 관련하여 또 다른 신화로는 헤라클레스와 켄타우로스족의 싸움이 유명하다. 헤라클레스는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가 부과한 12과업 중 하나인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퇴치하러 가던 길에 켄타우로스 친구인 폴로스의 집에 들른 적이 있었다. 사티로스의 지혜로운 우두머리 실레노스의 아들인 폴로스는 케이론과 마찬가지로 온순하고 현명한 켄타우로스였다. 오랜 여행길에 지쳐 목이 말랐던 헤라클레스는 폴로스에게 마실 것을 달라고 청했다. 마침 폴로스에게는 디오니소스가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함께 마시라고 준 신성한 포도주가 있었다. 하지만 그 포도주는 때가 되기 전에는 열면 안 되는 것이었다.

머뭇거리는 폴로스에게 헤라클레스는 무례한 손님 대접을 힐책하였고 폴로스는 하는 수 없이 포도주 항아리의 뚜껑을 열고 말았다. 통이 열리자 신성한 포도주의 강한 향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냄새를 맡은 켄타우로스들이 몰려들었다. 켄타우로스들은 디오니소스가 자기들에게 선사한 포도주를 헤라클레스가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는 격분하여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영웅 헤라클레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헤라클레스는 화살을 쏘며 켄타우로스들을 물리쳤다. 화살에는 히드라의 맹독이 발라져 있었기 때문에 화살에 맞은 켄타우로스들은 모두 죽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던 케이론도 실수로 헤라클레스의 화살에 무릎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티탄크로노스의 아들인 케이론은 불사의 몸이었으므로 죽지는 않고 엄청난 고통만 받았다. 히드라의 맹독이 온몸에 퍼지는 끔찍한 고통을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받게 된 케이론은 제우스에게 제발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우스는 그의 청을 받아들여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었다.

네소스와 데이아네이라

켄타우로스족의 한 명인 네소스헤라클레스가 아내 데이아네이라와 함께 트라키스로 가는 길에 에우에노스 강을 건너려 하자 물살이 거세니 자신이 데이아네이라를 등에 태워 건네주겠다고 제안한다. 헤라클레스는 예전에 폴로스의 포도주 사건으로 켄타우로스들과 불화가 있었기 때문에 내키지 않았지만 호의를 받아들여 아내를 그의 등에 태웠다. 하지만 강을 건넌 네소스는 데이아네이라를 겁탈하려고 했다. 이를 본 헤라클레스는 건너편에서 네소스를 향해 활을 쏘았다.

그런데 헤라클레스의 활에는 히드라의 독이 발라져 있었으므로 활에 맞은 네소스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죽어가는 네소스는 데이아네이라에게 자기 죄를 뉘우치는 척하면서 자신의 피에는 식어버린 사랑을 되살리는 힘이 있으니 남편이 변심했을 때 자신의 피를 옷에 발라서 남편에게 입히라는 말을 남기고는 숨을 거두었다.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의 말을 그대로 믿고는 그의 피를 병에 담아 보관하였다가 나중에 정말로 남편 헤라클레스의 옷에 바르는 바람에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데이아네이라’ 참조).

로이코스와 힐라이오스

켄타우로스족 로이코스힐라이오스가 함께 숲을 달리다 우연히 처녀사냥꾼 아탈란테와 마주쳤다. 아탈란테는 홀로 숲속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두 켄타우로스는 아름다운 아탈란테에게 반해서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하지만 아탈란테는 펠리아스의 장례 경기에서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날래고 힘이 센 장사였다. 아탈란테를 뒤쫓던 두 켄타우로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둘 다 그녀의 화살에 목숨을 잃고 만다.

참고자료7

확장영역 접기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테세우스 편』
디오도로스 시켈로스, 『역사 총서』
M. 그랜트, J. 헤이즐,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범우사
피에르 그리말,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열린책들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출처

출처 도움말
확장영역 접기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는 네이버와 함께,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있게 연구해온 집필, 감수진이...더보기

  • 감수
    안성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

    서강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였고,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에서 독문학, 철학, 고전어, 예술사를 공부한 후, 서강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 연세대, 중앙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일의 근현대 문예사상을 연구하고, 번역을 통해 서구의 문학과 문화를 소개하고, 독일 통일의 경험을 한반도 통일의 전망과 연결하는 일에 연구 중점을 두어왔다. 주요 성과로는 『이성과 감성의 평행선』, 『숭고의 미학』, 『변화를 통한 접근』(공저) 등 10여권의 저서와 『세계신화사전』, 『신화』, 니체의 『즐거운 학문』, 등 15권의 번역서, 그리고 다수의 논문을 펴냈다.

    더보기
  • 저자
    성현숙 서강대학교수

    현 서강대학교수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더보기
  • 저자
    박규호 전문 번역가

    서강대학교 독어독문과 졸업 - 독문학 학사
    독일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 독문학/철학/연극학 석사 졸업 - 독문학 석사

    더보기
  • 저자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박사학위 취득
    잡지 <시대문학>을 통해 시인 등단
    2006년 3월-2015년 12월 건국 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현 서강대학교, 건국 대학교, 주한 독일문화원 출강 중

    더보기
  • 저자

    전북대학교 학술연구교수, 서강대 및 한신대 외래교수
    서강대학교 학사 및 석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교 박사 (철학박사 학위취득)

    더보기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