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수출대신할 한국의 미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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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정호기자]"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60년 이후 40여년이 지난 지금, 주력 수출품목수가 자동차 반도체 핸드폰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전시 및 컨벤션산업을 몇개 안남은 이들 수출 품목을 대체할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25년간 수출시장을 누빈 정재관 코엑스 사장(한국전시산업진흥회 회장)은 자신의 '감'에 비춰 한국 전시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한국은 앞으로 문화콘텐츠, 정보통신 영상 전시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사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시산업은 이제 태동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가 과거 수출드라이브를 걸고 수출한국을 육성한 것처럼 전시산업도 정부의 육성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그가 구상하는 코엑스 발전의 밑그림은 전시산업의 글로벌화와 일본과 중국 바이어의 유치 확대로 요약된다. 해외 유명 전시 주최자와 제휴를 맺고 세계적 전시회를 국내에서 열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바이어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시산업의 사령관격인 정 사장을 만나 한국 전시산업의 발전방안과 그 가능성을 들어봤다.

- 코엑스의 글로벌화를 추진한다고 들었는데.

▶전통적으로 유명한 전시회는 그 나라의 강점 산업과 궤를 같이한다. 노르웨이 조선전시회. 독일 기계전시회 이탈리아 패션쇼 등이 이런 유래에서 유명해졌다. 하지만 산업의 발상지가 유럽 미국 일본을 거쳐 한국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중국업체가 강점이 있는 업종 전시회를 유럽에서 여는 것은 시대 상황과 맞지 않다.

이들 유명전시회의 전시주최자들과 제휴를 통해 코엑스로 전시장소를 옮겨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슬로조선박람회를 오슬로조선코엑스쇼로 이름을 바꾸고 장소를 한국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우선 제휴가능성 있는 주최자와 전략적 제휴를 조기 추진하겠다. 프랑스 농기계전(SIEMSTA)을 대상으로 지분 투자 및 상호역할 협의를 통한 조인트벤처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투자 사항을 검토 중에 있다.

중국 산동성 정부와는 농기계전(SIEMSTA-CHINA) 개최를 위한 상호 협력을 내용으로 한 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 프랑크프르트 메세하고는 악기전 공동주최를 협의중이다.

- 중국 일본의 전시 바이어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일본 전시업체의 코엑스 개최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국가 중 일본제품을 많이 선호하는 나라 중 하나다. 따라서 일본 전시업체도 한국 소비자를 위해 코엑스에서 전시회를 열면 많은 호응과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의 품목별 지방도시별 타깃을 정해서 한국에서의 전시회 개최를 설득하고 있다.

중국과는 1시간대의 비행거리로 매우 가깝다. 중국바이어들도 기왕이면 자국 전시회를 가는 것보단 가까운 한국 전시회를 보기 위한 출장을 원한다. 중국 바이어를 잡을 만한 다양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으며 건강, 문화, 예술 분야 등 분야에 대한 특화된 전시회를 개발중에 있다.

- 지방 전시장에 비해 코엑스를 특화한다면

▶전시장별 특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코엑스와 다른 지방전시장간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앞으로 코엑스는 서울 강남 위치에 맞게 경박단소형 전시회 위주로 가고 일산 등 지방의 대형전시장은 중후장대한 전시회로 가야한다.

경박단소형 아이템이란 음악 미술 IT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을 말하고 중후장대형이란 기계 조선 등 부피가 큰 전시회를 말한다. 경박단소형 전시회는 설치시간이 적게 들므로 로스타임을 줄일 수 있으며 강남의 중상류층 관람객에게 어필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의 일환으로 구겐하임 미술품 전시회 등과 260석 규모의 소극장 개관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에 개관하는 일산의 킨텍스(KINTEX) 전시장은 그 면적이 5만㎡이 이르는 대규모 전시장이므로 중후장대한 업종 전시회가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

- 한국 전시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시산업과 호텔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주변 인프라를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 국내 전시와 컨벤션 산업이 발전하기 어려운 점도 체재비가 너무 높다는 데 한 이유가 있다. 개도국 해외바이어들은 1일 호텔비용으로 130달러 미만을 예상하는 데 한국의 호텔들은 이 보다 비싸다.

각 국가별 먹거리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중국 바이어들은 가까운 거리인 한국으로 전시회를 보러 방문하고 싶어하지만 체류하면서 먹을 만한 중국식 전문음식점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미국의 라스베가스가 세계적 전시장소로 발돋움한 것은 저렴한 호텔비 면세 등 시당국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당국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시산업과 관련인프라 개발에 나설 때 한국전시산업이 빛을 볼 수 있다. 국제전시회 수준에 걸맞는 하드웨어 확충, 교통·숙박 시설 완비,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 국제회의(컨벤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코엑스컨벤션센터 가동이후 코엑스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등 세계수준의 컨벤션을 수행하며 역량을 축척해 왔다. 컨벤션산업의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 수익 위주의 운영에서 서비스 위주의 사업전략 구사를 통해 국제회의의 수임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문화관광부, 서울시와 함께 국제 규모의 컨벤션을 서울로 유치하는데 주도적으로 참여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회의를 유치 가능한 학회, 협회, 조합 등에 컨벤션 유치정보 제공 및 지원하고 유치제안서를 공동제작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 하겠다.

또한 컨벤션 전문가 양성과 운영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야별 주특기를 부여하고, 컨벤션마케팅, 운영, 이벤트 등으로 소그룹 미팅의 상시화를 통해 업무별 전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코엑스는 이런 노력을 통해 해외 선진 주최자 및 단체 등과 연계함으로써 전시회의 국제화를 조기에 실현하고 중국, 동남아 진출을 통한 아시아 지역의 리더로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원정호기자 meetho@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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