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백신·치료제 공평 보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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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23. 오전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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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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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화상 정상회의
美 FDA ‘트럼프 투약제’ 긴급승인
화이자 백신도 12월 접종 전망에
각국, 불평등한 백신 접근권 경계
시진핑·푸틴 “자국백신 공유의사”
트럼프는 얼굴 비추고 골프장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개발도상국의 경기 회복을 돕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의 빠른 개발에 더해 공평한 보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며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가 종식돼야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G20이 무역·투자 코로나 대응 행동계획과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국경 간 이동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세계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G20이 단합해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다자주의를 복원하고, 공정하고 안정적인 무역·투자 환경 조성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국경 간 이동’은 G20정상 선언문에 “인력이동을 원활화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를 계속 모색해 나간다”는 내용으로 들어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가진 자들만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REGN-COV2)가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하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내달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평등한 의료 접근권의 형성을 경계한 것이다. 리제네론 항체 치료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투약해 주목을 받았던 약이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백신을 포함한 코로나19 대응 장비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45억달러(5조265억원)를 출연할 것을 각국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5억유로(6623억원) 규모의 재정적 지원에 나선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자국이 개발한 백신을 다른 나라에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G20 정상 선언문에는 백신과 관련해 “우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적당한 가격과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외신이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비대면시대’ G20정상들 합성사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20개국 정상들의 모습을 합성한 단체사진이 22일 G20 화상 정상회의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모두를 위한 21세기 기회 실현’을 주제로 한 이번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G20정상회의 제공
G20 정상들은 아울러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아 식량난 등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채무 상환 유예 기간을 내년 중순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G20은 현재 46개 국가를 대상으로 57억달러(6조3669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 유예에 합의한 상황인데, 적용 국가 등을 추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각국 정상이 코로나19 위기 탈출 방안을 두고 협력에 나선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화자찬만 늘어놓은 뒤 골프장으로 향해 빈축을 샀다. 그는 회의 발언을 통해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임기 동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을 뿐 코로나19 국제 공조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가 골프장으로 떠난 뒤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대신 자리를 지켰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201만9960명으로 집계돼 지난 15일 1100만명을 넘어선 뒤 엿새 만에 1200만명대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오는 26일 추수감사절과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식이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22일 오후 10시 기준 2167명의 감염이 확인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2000명대를 기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에서 감염 확산이 심각한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신규 예약을 일시 중단하도록 했다.

이희경·박현준 기자,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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