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우한영사 글, 웃어넘기기로..국가가 불러준 것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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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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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사내 소통광장에 우한 소회 글 남겨
"위험 알고 자원한 승무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탑승"
"고객 위험 처했을 때 유일한 도움의 손길은 대한항공"
"국가 부름에 응해 완벽하게 임무 완수..긍지 느낀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 수송에 투입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회장은 7일 “우한영사가 저에 대해 SNS에 올린 글을 봤다”며 “처음엔 정말 서운했다. 하지만 위험을 알고도 자원해 주신 우리 직원들의 기본 취지를 생각해 그냥 웃어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다운 경찰 우한영사는 지난달 31일 중국 우한에 있는 우리 교민을 국내로 귀국시키기 위한 전세기에 조 회장이 함께 탑승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고생고생해서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조 회장은 이날 사내 소통광장에 ‘우리 승무원들과 우한을 다녀와서’란 제목의 글을 통해 우한을 다녀온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주 저는 전세기편을 이용해 우한에 다녀왔다”며 “저와 같이 가신 승무원들께서는 위험을 알면서도 자원하셨고, 저도 그 승무원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고 했다.

이어 “전세기 운항 계획이 원래 탑승인원보다 많은 항공기 최대 인원을 탑승시키는 방향으로 계획도 변경되면서 제가 탑승함으로써 교민이 다 못타게 되지는 않을까 안타까워 고민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747 이층에는 교민이 아닌 정부 파견단이 탑승하니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믿고 그냥 가기로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조 회장은 “귀국 후 저는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제 가족 보호 차원에서 집에 안 갈 마음으로 2주일간 생활할 준비를 하고 나왔다. 당연히 출근도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따라서 컴퓨터와 기타 업무에 필요한 준비도 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우리 직원들이 위험지역에 자원해서 간 것은 대한민국의 국적사이자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직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에 충실했을 뿐이다. 누군가가 우릴 칭찬해주거나 알아주길 바래서 간 것이 아니다”라며 “우한에 계신 교민들은 평소에 대한항공의 고객이셨고 그런 분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분들을 위해 뛰어들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의 손길은 대한항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기로 돈 벌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런 고객들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고, 승무원들과 우리 직원들을 위해 항공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노선 철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조 회장은 “우리의 직원들 보호하려면 당장 중국 노선을 모두 중단해야 하지만, 우리가 모든 노선을 중단한다면, 교민들의 길을 막게 될 것”이라며 “회사가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당장 모든 노선 중단해 손실을 최소화해야겠지만,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로서 책임을 저버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을 향해 “국가가 필요할 때 우리를 불러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그 부름에 우리는 응했고,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이에 저는 우리 직원들과 함께 긍지를 느끼고 싶다”고 언급했다. 또한 “앞으로도 저는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 우리의 고객, 그리고 우리 직원들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임원들과 협의해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 사내 소통광장과 비공개 소통 채널 등에는 조 회장의 글과 관련해 “감동했다”, “감사하고 응원한다”, “대한항공 직원인 게 자랑스럽다”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사내 소통광장에 올린 글 전문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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