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이종명 주최 토론회서 “건국 100주년은 사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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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13. 오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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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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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정권이 사고친 것…좌익이 건국 뒤집어 나라 뒤집어져”
“문재인 대통령 역사적 지식 없어…엉터리 같은 대통령”

이종명 “광복절, 친일 청산 매진하는 과거지향적 행사 전락”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가 지난 2월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발표자로 나선 지만원(오른쪽)씨와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5·18 망언’으로 제명 처분이 내려진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지식인들과 역사학자들이 30년 동안 대한민국 역사를 칼질한 결과 주사파가 나타나고,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하나의 정치적인 괴물을 만들어냈다”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이종명 의원이 주최하고 국사교과서연구소가 주관한 ‘광복절 제자리를 찾자’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주천 전 원광대 교수는 “지식인들과 역사학자들이 30년 이상 건국사를 칼질했다”며 “대한민국 역사를 칼질하는 근현대사가 1980년대 주사파를 만들어내고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하나의 정치적인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는 또 “광복은 빛이 밝혀지고 주권이 회복된다는 것인데 1945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1948년에 우리 손으로 건국한 것이 중요하다”고 ‘1948년 건국론’을 강조했다. “(1945년) 해방은 독립군이 총을 쏴서 일제를 물리친 게 아니라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뉴라이트에서 주장하는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는 논리로, 2006년 이영훈 서울대 전 교수가 ‘건국기념절을 만들자’고 주장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건국절 신설 논쟁으로 이어졌다. ( ▶관련기사 보기 : 건국절 논란 ‘1948년 정부 수립’ 못박아…국정화 왜곡 바로잡기 )

이 전 교수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에서 건국이 시작됐다고 보는) 건국 100주년은 역사적인 사기”라고 규정하며 “독립운동으로 시나리오, 소설을 쓰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대통령이 역사 지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우익과의 전쟁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그걸 지원하는 잘못된 역사 박사들은, 학생들을 호도한 죗값을 어떻게 치를 건가”라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전 교수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등 무역보복 사태를 놓고도 “주사파 정권이 사고친” 것이라며 “좌익 운동권이 건국을 뒤집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지금 우리 나라 한일관계에서 일본을 배척하고 극일하고 이기겠다고 하면 맞지 않다. 지금 ‘주사파 정권’이 사고 친 뒤틀린 한일관계를 해결할 수 없다. 신뢰의 문제”라며 “좌익운동권에서 건국을 뒤집어서 나라가 뒤집어진 것인데 결국 야당 국회의원들과 언론이 잘 모르고 뭣도 모르고 춤을 추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해서 건국되었는가부터 제대로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남북 간의 힘을 합쳐서 일본과 싸우겠다는 엉터리 같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날 토론회는 ‘5·18 망언’ 으로 논란을 빚은 이종명 의원의 주최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 의원은 환영사에서 “8월15일은 해방된 날이기도 하고 독립된 날이기도 하고 건국된 날이며 광복된 날이기도 하다. 많은 의미로 복합적 의미가 내재됐는데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것 같다”며 “광복절의 숭고한 의미는 최근에 좀 이상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칫 친일청산, 과거사청산에만 매진하는 과거지향적인 행사로 전락될 수 있는 위기에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토론회를 두고 “광복절 제정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고 올바른 자세로 광복절의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김진태 의원과 함께 연 공청회에서 지만원씨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자,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해 당 윤리위에서 제명 조처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징계를 확정짓기 위한 의총을 열지 않아 당적을 유지 중이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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