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직접 나서자 모더나도 '이심전심'…백신 협상 급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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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29. 오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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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상통화 결정…모더나도 '방역 모범국' 대통령과 직접 협상 '홍보 효과'
1000만명분 1월 계약→2000만명분 '수일내' 계약…도입 시기도 앞당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2.29/뉴스1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글로벌 제약회사 모더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 공급 계약을 연내에 체결하기로 전격 합의한 데는 '코로나 방역' 선도국가인 대한민국의 '문재인 브랜드'가 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4000만 도즈) 공급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당초 협상을 추진하던 물량보다 2배 늘어난 수준으로, 이에 따라 구매 가격도 인하된다.

당초 연내 계약 체결도 어려웠으나 계약 시점이 앞당겨져 수일 내에 계약 체결을 하기로 했다. 또한 당초 내년 3/4분기였던 백신 공급 시기도 앞당겨 2/4분기부터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와 모더나는 공급시기를 더 앞당기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합의는 전날(28일) 문 대통령과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CEO와의 통화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전날 오후 9시53분부터 10시20분까지 27분간 화상으로 통화를 했다.

화상 통화 사실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깜짝 발표됐다. 전화 통화는 지난주쯤 정해졌으며, 문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나서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정상이 아닌 글로벌 기업 CEO와 전화통화를 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드멜린다게이츠 재단' 이사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백신 문제에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지난 23일 다국적 제약사 얀센 및 화이자와 12월 내에 화이자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18일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당초 모더나와는 1000만명분을 1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날 문 대통령과 반셀 CEO와의 통화에서 물량은 2배로 확대했고, 계약은 12월 내로 당기는 방안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협상 주체의 급을 높일 경우 협상이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청와대도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측에서도 코로나19 방역 모범 국가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은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경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더나 공급 계약까지 완료한다면 우리 정부가 계약을 완료한 백신 물량은 기존 3600만명(화이자1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에서 5600만명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강 대변인은 "노바백스, 화이자 등과의 협상이 끝나면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28일)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습니다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당초의 방침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고, 돌발상황을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백신과 관련해서는 지난 4월24일 출범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범정부위원회가 주축이 돼 움직이고 있다. 이 위원회에는 윤창렬 청와대 사회수석이 참여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회수석실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는 문 대통령이 보고를 받아 지휘하고 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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