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왜 19禁인가요?”…청소년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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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4.14.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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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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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권, 이 투표할 수 있는 권리는 몇살부터 주어지는 게 맞을까요?

최근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에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이 담기면서, 해묵은 논쟁거리인 청소년 선거권이 또 다시 뜨거운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김채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온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지난 대선.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외딴 섬'처럼 느껴졌다고 말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른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지만, 투표는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윤송/만 15살 : "온 나라는 떠들썩한데, 뭔가 제가 분리된 것처럼 느껴졌어요."]

[서한울/만 17살 : "이렇게 세상이 바뀌는 데에 기여를 했는데.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선거 연령을 만 19세 이상으로 정한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선관위와 인권위 등도 시대 상황을 반영해 선거 연령을 낮출 것을 제안했지만 번번이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투표권을 줄 만큼 청소년이 성숙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서한울/만 17살 : "성숙과 미성숙이 선거, 참정권 부여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인간이고, 구성원이니까 참정권을 당연히 부여해야 한다."]

[김윤송/만 15살 : "도대체 (성숙함을)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는 건지. 대졸에게만 줄 건가. 말도 안 되잖아요 사실. 그건 차별이잖아요."]

교육 현장이 정치화될 거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은선/만 18살 : "학교에서 교육 이념의 핵심이 민주시민 양성이잖아요. 근데 어떻게 학교 안에서 정치 이야기를 안하고 민주 시민이 뚝딱, 졸업만 하면 탄생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지."]

성인과 똑같이 정치의 영향을 받는데도, 자신들의 목소리는 허공의 메아리가 되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서한울/만 17살 : "(예를 들면) 교육 현안에 대해서, 사실 대상은 저희 학생 청소년인데 입장을 이야기할 수가 없잖아요. 저희의 존재 자체가 부정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삭발식까지 하며 흔들림 없이 거리를 지키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김윤송/만 15살 : "18세 선거권이 보장된다고 해서 당장 비청소년(성인)과 청소년이 동등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아요. 다만 그렇게 나아가는 발걸음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첫 발걸음."]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김채린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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