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창 뜻 몰랐다는 나경원···"의미도 모르고 내뱉는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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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5.13. 오전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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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지지자 비하 논란
여당 “몰랐다면 사리분별 없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이라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빠는 문 대통령을 뜻하는 ‘문’과 열렬한 지지자를 뜻하는 ‘빠’를 합친 말이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이다. 극우 네티즌들이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인터넷 은어로 여성비하의 의미도 담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11일 대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나왔다. 황교안 대표 등 2만여명이 참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베이스캠프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한다”며 2부 첫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문빠, 달창 발언이 등장한 건 연설이 70% 정도 진행됐을 때다. 나 원내대표는 “좌파·독재라 그러면 ‘촛불 정부인데 왜 그러냐’고 화낸다. 이거 독재 아니냐”며 “(대통령 특별대담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알지 않느냐. 묻지도 못하는 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의 사과 메시지는 발언 약 3시간 30분 뒤에 나왔다. 그는 입장문에서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사과드린다”며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달창 발언은 나 원내대표의 애드립이었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성 비하 발언인데 여성 원내대표의 연설 원고에 그런 말을 넣을 수는 없다. 즉흥적으로 연설하다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언 직후 현장 당직자와 참모들은 비상이 걸렸다. 달창의 뜻을 들은 나 원내대표도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어제(11일) 어떤 분이 페이스북을 보여주며 달창이라는 말이 있다고 나 원내대표에게 말했다”며 “문빠, 문팬 같은 용어로 알았지 그런 뜻인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2일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달창이라는 생경한 단어를 의미도 유래도 모르고 썼다는 말을 믿을 수 있나. 모르고 썼다면 사리 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모른 채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상대에 대해 센 말을 해야 주목받고 박수받다 보니 막말도 서슴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의미를 모르고 내뱉는 지경에까지 이른다”고 지적했다.

한영익·김준영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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