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수서고속화도로 4년째 공사 중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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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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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8만대 통행…안정성 논쟁에 계약해지


하루 18만여대의 차량이 지나는 분당~수서고속화도로 위를 덮어 공원을 만드는 공사가 성남시와 시공사의 공사 공법 논쟁으로 4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분당과 판교 새도시를 관통하는 분당∼수서간 도시고속화도로 공사가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도로 위를 덮어 공원을 만드는 공사를 두고 성남시와 시공사인 진흥기업㈜이 애초 설계된 공법의 안정성을 놓고 논쟁을 거듭하면서 급기야 계약해지 단계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완공까지 2~4년이 더 걸릴 수 있어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성남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시는 하루 통행량이 18만여대에 이르는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도로 가운데 분당구 아름삼거리~벌말지하차도 왕복 6차로 구간(1.59㎞)을 구조물로 덮어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2015년 7월 착공했다. 공사 구간 1.59㎞ 가운데 801m 구간에는 교량 형태의 구조물을 만드는 ‘거더 공법’이, 나머지 498m 구간은 아치 형태의 철근콘크리트 보강 ‘파형(물결모양)강판 공법’을 적용했다.

이 가운데 파형강판 공법이 적용된 벌말지하차도 인근 498m 구간은 애초 방음벽 기능만 갖추도록 계획됐다가 인근 주민들이 다른 구간과 마찬가지로 공원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 변경됐다. 이에 시는 교차로가 있는 데다, 거더 공법을 쓰면 구조물이 높아져 인근 아파트 5층까지 가려 또 다른 민원이 우려되자, 이 구간만 파형강판 공법으로 설계했다. 신기술인 해당 공법에 대해 시는 대한토목학회에 안전성 검증을 받아 공사를 발주해 진흥기업㈜ 등 3곳이 공사를 맡았다.

하지만, 시공사는 “설계도서 검토 결과, 도로를 터널처럼 덮어 공원을 만들면 붕괴위험은 물론, 터널 내 화재가 발생 시 위험이 크다”며 2015년 9월부터 지금까지 시에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성남시는 “감리단도 안전성 검증을 인정했고, 발주 당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시공사의 이런 문제 제기는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 수익을 높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맞서며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공사 발주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체 공정률은 38%에 그치고 있다. 논란이 거듭되자 성남시는 지난 17일 공사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다. 계약대로 다음 달 7일까지 공사를 마치든지 아니면 계약금(해당 공사를 포함해 950억원)의 40%를 시에 지급하라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최저가 입찰가(72%)로 공사를 수주한 시공사가 설계와 다른 공법변경을 요구해 공사가 늦어지는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공사 쪽은 “해당 공법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차례 발주했고 상당수 기관에서 (성남시와 정반대로)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공법을 변경해 추가비용이 나오면 회사가 이를 부담할 수도 있다”며 “시가 계약해지를 하면 무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모두 1800억이며 오는 9월까지 완공 예정이었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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