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용의 보약밥상]알코올 해독, 간 보호엔 ‘강황’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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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강황 가루. 경향신문 자료사진

‘샛노란 생강’을 뜻하는 강황은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됐지만, 대중에게 익숙한 식재료는 아니다. ‘강황 첨가’를 강조하는 카레 제품 광고로 ‘강황’을 들어는 봤겠지만 요리할 때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남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의 ‘마늘’처럼 요리에 흔히 쓰일 뿐 아니라 음료나 유제품, 비스킷 등에도 들어간다. 남아시아가 아닌 곳에서도 음식에 많이 활용하는 편인데, 주로 색을 내는 용도로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강황을 염료나 약재로 이용해 왔다. 동의보감에도 “성질은 열(熱)하며 맛은 맵고 쓰며[辛苦] 독이 없다. 징가(아랫배 속에 덩이가 생긴 병증)와 혈괴(血塊), 옹종(癰腫)을 낫게 하며 월경을 잘하게 한다. 다쳐서 어혈이 진 것을 삭게 한다. 냉기를 헤치고 풍을 없애며 기창(氣脹)을 삭아지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맵고 쓴맛이 있는 강황이 나쁜 기운이 뭉쳐서 병이 된 것, 순환이 저해돼 병이 된 것, 차가워서 병이 된 것 등을 풀어헤치고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서 매운맛은 발산하고 풀어헤치는 성질이 강하다는 것을 기반한 설명으로, 우리가 아주 매운 음식을 먹으면 얼굴이 빨개지고 열이 나며 저절로 땀이 흐르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물론 매운맛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지만 고추가 도입되기 전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한반도 자생식물 중에 매운맛을 가진 것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마늘 정도의 매운맛인데, 그보다 강렬한 향과 맛을 가진 강황은 약재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강황과 유사한 울금과 구분해 ‘강황이 울금보다 효과가 더 세다’고 기록돼 있다.

현대적으로 밝혀진 강황의 주성분인 커큐민이나 터마신 등을 보면 동의보감에 기록된 효능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해당 성분은 혈전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사이토카인과 같은 염증물질을 빠르게 제거해 염증으로 인한 여러 질환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자궁수축, 담낭수축 등의 기능이 있어 과거에는 어혈로 인한 것이라 보았던 부인과 질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효과도 센 편으로 혈전과 관련된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나 임산부 등은 강황 섭취 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다.

최근 강황의 커큐민 성분이 주목되는 부분은 간 보호 효과인데, 간 독성에 노출된 동물에게 커큐민을 주사했을 때 간의 글루타티온 성분이 증가됐다는 실험이 보고됐다. 글루타티온은 생체의 항산화물질로 약물중독과 알코올중독이나 간염치료보조제로 이용되는데, 이를 증가시켰다는 것은 간세포가 빠르게 재생되고 알코올 해독능력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항산화효과와 항암효과가 있어 몸이 찌뿌둥하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든다면 강황(현실적으로는 카레)의 매운맛을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

인도풍 닭고기 카레. 경향신문 자료사진

TIP1. 강황과 염료= 강황은 특유의 색이 있어 남아시아에서는 전통 염료로 많이 이용됐다. 물론 천연 염료의 특성상 오래 가지는 않지만, 문제는 이런 음식을 담은 식기에도 색이 물들 수 있고 옷에 흘리면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성용은 누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사상체질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와 입원 프로그램을 통한 추나치료로 정골 추나뿐 아니라 근육·인대까지 교정하는 경근 추나를 활용해 척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엘:에스 한방병원에서 원장으로 진료하고 있다. 남양주시 한의사협회 이사, 심평원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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