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남성 잠재적 범인으로 만든다”…서울시 의원, 성평등 운동 비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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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30. 오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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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시 의회 보건복지위 예산 심사

이영실 위원, 시 성평등 사업에 막말 쏟아

“여성혐오 유난 떠는 것에 거부감 느껴”

“똑같이 당하는데 예민한 사람들만 반응”

“데이트 폭력은 둘 사이의 문제일 뿐”



22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2019년도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 영상회의록 갈무리.
한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 예산을 심사하며 성평등 정책을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여성혐오(라는 개념은)는 유난 떠는 부분이 있다” “똑같은 상황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이들에게) 거부감을 느낀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22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도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 영상회의록을 보면,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영실 위원(더불어민주당, 중랑구)은 서울시가 설립을 추진하는 서울 위드유센터에 대해 기존의 다른 기관과 차별성이 부족해 예산을 지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은 문미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향해 “성평등 운동을 언론에서 자극하다 보니 주변의 남자들을 잠재적 성폭행 범인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서울시 성평등 정책을 보면 너무나 과잉으로 여자들을 바보같이 만들고 계몽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시가 성희롱, 성폭력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 위원은 “성희롱·성폭력에 대해 공권력이 어디까지 침투해야 하냐. 어디까지 개인에게 개입해야 하냐”고 한 뒤 “개인의 성폭력·성희롱에 대해서 방송에서 이렇게 홍보를 해줬으면 됐지 굳이 이런 성평등 교육을 해야 하냐”며 서울시의 성평등 사업을 비판했다.

서울 위드유센터는 민선 7기 ‘성희롱·성폭력 없는 성평등 도시, 서울 위드유’ 공약의 일부로 소규모 사업장이나 프리랜서 등 성희롱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위해 성희롱 예방 교육, 사건 대응 컨설팅 지원, 성평등 조직문화 만들기 매뉴얼 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영실 위원은 서울 위드유센터를 설립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도 폄하했다. 이 위원은 “데이트를 할 때 어디까지가 폭력이고 어디까지 애정행각이고 어디까지 봐줘야 하냐. 그건 둘이 사이가 좋은가 나쁜가에 따라 다른 것 아니냐”며 범죄의 일종인 데이트 폭력을 연인 사이의 문제로 깎아내렸다. 이어 그는 “둘이 사이가 좋을 때는 머리 한방을 때려도 우리 이쁜 자기가 되고 사이가 나쁠 때는 살짝 꼬집어도 신고를 하면 폭력이 된다”며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신고자의 문제로 축소하기도 했다. 이날 이 위원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성평등 소셜디자이너 사업에 대해서도 “자꾸 말잔치만 하고 행사만 한다”며 어깃장을 놓았다. 성평등 소셜디자이너 사업은 일상의 성차별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시민 1만명을 육성해 홍보 콘텐츠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어 이 위원은 “여성혐오에 대해 너무 유난 떠는 부분들이 있고 같은 여자로서도 그 부분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 나도 똑같은 걸 당하는데 똑같은 상황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며 “이 사업(성평등 소셜디자이너)이 이런 것들을 부추긴다고 해야 할까. 남자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회인데 자꾸 부딪치게 하고 그런 게 있다”고 성평등 운동을 비하했다.

이런 발언들에 대해 이영실 서울시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민들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차원에서 한 소신 있는 발언이다. 서울시에서 이름만 바꿔 비슷한 사업에 예산을 계속 편성하는데 국가가 어디까지 예산을 퍼부어야 하는지 문제제기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영상편집 :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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