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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끓는다 끓어, 포르쉐 718 박스터 GT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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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아버지

공식

2018.05.01. 21:4546,851 읽음

우리나라에서 거의 자동차 사진을 제일 잘 찍는 penn studio 최민석 실장입니다. 뒤는 그의 제자 김성준. 여기 쓰인 사진 중에 별도 표시 없는 건 제가 찍은 겁니다. 이걸 안 써놨더니 댓글들이 아주 그냥...ㅋ 최민석 실장 실력이 궁금하다면http://pennstudio.co.kr/ 가보시죠.

모든 세그먼트에서 스포츠카를 만들어내는 포르쉐 안에서 GTS 배지는 훈장과 같습니다. 레이스를 위한 열정과 기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순수 스포츠카라는 인증이죠. 718 박스터 GTS는 여기에 자유라는 포장까지 더했습니다.

by 원태아버지

스포츠카는 가볍고 작아야 합니다. 남보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날 때부터 갖게 된 피할 수 없는 구조적, 형태적 제약이죠. 포르쉐의 다양한 스포츠카 트림 중에서도 GTS모델은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스포츠카의 필수요소를 빠짐없이 챙긴 뒤 엔진을 더 강력하게 매만져 순수스포츠카에 더욱 가깝게 완성했죠.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에도 무리가 없게 다듬은 것은 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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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박스터 GTS는 곳곳에 있는 디테일을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 강한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넓어진 전면 범퍼입니다. 프런트 에이프런의 디자인을 바꿨는데 마치 앞에 있는 공기는 다 삼켜버리겠다는 듯 쩍 벌어졌습니다. 그 위 블랙베젤을 두른 헤드램프는 사람 눈에 아이라인 짙게 그린 듯 차의 인상을 더욱 강하고 또렷하게 만들죠. 이 블랙베젤은 테일램프에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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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어 에이프런의 디자인도 다듬고 두 가닥 테일파이프와 20인치 카레라 S 휠은 물론, 도어 하단에 붙은 GTS 데칼과 엉덩이에 달린 모델 배지까지 모두 칠흑같이 검습니다.

by 원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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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짧은 역사 얘기 한 토막. GTS 배지의 시작은 1963년형 904카레라 GTS 레이싱카입니다.

내가 원조랑께.


그 뒤로 924, 928, 997에 쓰였고 지난 세대부터 다시 포르쉐의 전 라인업에 걸쳐 GTS 모델이 등장했죠.

좌에서부터 924, 928, 997

바깥에서 시작된 강렬함은 실내에도 온전히 이어집니다. 먼저 손에 잡히는 소재에도 고성능 감성이 풍기게 만들었죠. 가죽과 알칸타라 그리고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을 버무렸는데 딱 봐도 럭셔리 스포츠카입니다. 버튼 류에 쓰인 플라스틱마저 아기 엉덩이처럼 부드럽게 가공하고 마무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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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적용되는 스포츠시트 플러스는 등받이의 앞뒤 기울기를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등과 허벅지 받침에는 알칸타라를, 잘 미끄러져야 몸의 쓸림을 막을 수 있는 사이드볼스터에는 가죽을 섞어 몸통을 정확하면서도 편안하게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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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터 GTS에는 지름이 360mm에 그치는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도 기본 장착됩니다. 잡는 맛이 훨씬 좋아요. 또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기본사양이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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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박스터 GTS의 엔진은 S 모델과 비교했을 때 형식과 배기량의 변화는 없습니다. 2.5L배기량을 가진 수평대향 4기통 터보엔진을 운전석 바로 뒤에 얹은 미드십 구조에요. 하지만 최고출력은 S 대비 15마력 높은 365마력, 최대토크는 1.0kg.m가 높은 43.8kg.m입니다. 애걔 할 게 아녜요.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는 그 차이가 제법 크게 느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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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성능도 올라갔지만 GTS모델이 갖는 큰 매력포인트는 차의 성능에 직결되는 값비싼 옵션을 거저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굵직한 것들만 나열해봐도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시스템(PASM),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기본 장착이에요. 모두 718 박스터나 박스터 S에서는 옵션으로 넣어야 가질 수 있는 고급옵션들이죠.

눈 아프다고 욕하기 있긔없긔
포르쉐 컨피규레이터에 가면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출발. 전통적으로 포르쉐는 왼쪽 스티어링 컬럼에 키박스를 갖고 있습니다. 박스터 모양의 차키를 꽂고 돌리면 뒤에서 낮은 배기음이 우렁차게 터져 나옵니다. 잠깐 기다리면 이내 둥둥거리며 소리가 잦아들어요. 718 박스터 S보다 파동은 적지만 울림은 꽉 차고 강합니다. 잠시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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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모드에서 GTS는 느긋합니다. 요철을 넘거나 움푹 패인 포트홀이 나타나더라도 스트레스 없이 지나갑니다. ‘설마 GTS가?’라고 놀랄 게 아니에요. 아드레날린이 펑펑 솟구치는 퓨어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려면 ‘변신’을 해야 하거든요.

으읭?

스티어링휠 4시방향에 달린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버튼으로 드라이브모드를 스포트로 바꾸는 순간, 네 귀퉁이가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고속열차처럼 바닥에 착 달라 붙습니다. 노면의 모든 정보가 시트, 페달, 운전대를 통해 운전자에게 속속들이 전해져요. 센터터널에 있는 스포츠 배기 버튼에 불이 들어오며 엔진도 마치 득음이라도 했다는 듯 쩌렁쩌렁 폭발합니다.

by 원태아버지

조금 전 그 차 맞나? 싶은 생각에 눈동자는 커지고 호흡은 빨라집니다. 하지만 아직 한번 더 변신이 남았습니. 스포츠 크로노패키지를 틱 하고 또 한번 돌리자 엔진회전계 바늘이 300rpm 치솟아요. 섀시가 돌덩이처럼 단단해지며 기어시프트 아래에 자리한 스포츠 섀시 버튼에 불이 들어옵니다. 718 박스터 GTS를 레이스카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게 하는 스포트 플러스 모드입니다. 순간 모든 도로가 서킷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두렵지가 않아요. 어려운 구간에서는 마치 인스트럭터가 곳곳에 숨어있다가 안내해 주듯이 차가 운전자를 리드합니다.

by 최민석(penn studio)

718 박스터의 스티어링 시스템은 911 터보의 그것을 수정한 시스템으로 응답성이 981대비 10% 빨라졌습니다. 또 절정에 다다른 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PSM) 시스템 덕분에 앞코가 말리든, 뒤가 날아가든 운전자는 짜릿한 스포츠드라이빙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죠. 게다가 빠르기만 한 게 아닙니다. 언제나 정확히 원하는 지점에서 타이어는 땅에 박히듯 멈춥니다. GTS에는 911 카레라를 위해 새로 개발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기본 장착됩니다. 포르쉐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PCCB)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죠.

by 원태아버지

718 박스터 GTS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4.1초만에 마칩니다. 현행 991.2 카레라보다 빨라요. 또 PASM은 차고를 718 노멀 모델보다 10mm 더 낮춰줘 공격적인 자세는 물론, 도로를 움켜쥐는 능력도 현저히 끌어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는 PASM 스포츠 서스펜션 적용 시에는 이미 718 박스터 대비 10mm낮은 차고가 10mm 더 낮아집니다.

by 원태아버지

얼마나 달렸을까? 미세먼지가 많이 옅어졌다는 뉴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소프트톱을 벗겼습니다. 시속 50km 아래에서 9초 만에 열리는 톱이 사라지자 718 박스터 GTS의 감성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엔진 돌아가는 소리와 머리 위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그리고 머플러에서 터져 나오는 우렁찬 배기음이 뒤섞여 다시 아드레날린이 샘솟습니다.

by 원태아버지

계기판을 쳐다보니 트립컴퓨터에 연비가 7.0km/L라고 찍혔네요. 테스트를 위해 차를 한계치까지 몰아붙였는데도 이 정도라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718 박스터 GTS가 바라보는 곳이 거기였어요. 레이스카라는 정체를 숨긴 스포츠카인거죠. 무엇보다 앞 150, 뒤 125L로 나뉜 트렁크는 서킷에 갈 때 필요한 헬멧과 수트, 그리고 부츠와 글러브를 넣기에 안성맞춤이잖아요?

by 원태아버지

자, 국내 최초의 718 박스터 GTS 동영상 시승기는 다음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규어 E-페이스 동영상 시승기도 국내 최초에요.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아주 생생하게 담았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by 원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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