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최대 인플레' 美금리인상 빨라진다…"내년 환율 상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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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11. 오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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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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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6일(현지시간) 상원의원들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의사당으로 가고 있다/사진=워싱턴 AFP·뉴스1
미국 소비자물가가 약 30년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우려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하반기에 더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6.2%로, 지난 9월 상승률(5.4%)과 시장의 예상치(5.9%)를 크게 웃돌았다. 1990년 11월 이후 약 31년만에 최대치다. 직전월 대비로는 0.9% 상승했는데, 시장에서 예상했던 0.6%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CPI(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대비 4.6% 올라 1991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경기회복과 함께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원자재 공급, 물류, 인력 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긴 결과다. 전방위적 물가 압력이 가세하면서 물가 안정의 물꼬를 트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게다가 이달말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소비 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물가 상방 압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날 발표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본 바이든 행정부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측이 빗나갔음을 말해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성명에서 "물가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자신의 '최우선 과제'"라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내년 금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쏠려있다. 전문가들도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된 2023년에서 앞당겨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률이 6% 이상이고 인플레이션도 6%대를 넘어서며 양적완화 축소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최소 2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 부장은 "연준은 최대고용 달성을 금리인상 기준으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 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금리인상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빨라질 위험이 있다"며 금리 상방위험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간밤 0.12% 넘게 급등하며 1.56%로 올라섰다. 5년 만기 국채와 TIPS(물가연동채권) 금리차는 이날 3.1%로 약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5년 후 미국 물가 상승률을 3.1%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달러화 가치를 높여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위험선호 심리가 약해지면서 전날보다 5.1원 오른 1186.0원에 개장했지만 연말 달러화 매도 물량에 전 거래일 종가(1180.90원) 대비 0.10원 하락한 1180.80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공급망 측면의 문제가 해결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겠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릴 하반기부터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달러는 '상저하고'로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에 하락한 후 하반기 다시 상승하는 궤적을 그릴 전망"이라며 "연평균 1150원대, 연말엔 연준의 금리인상 등으로 다시 강세를 나타내 1180원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달러화는 중장기적으로 강세 요인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신흥국 주식시장 대비 미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투자성과를 보이는 것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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