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진입 노리는 中 BOE 실력은…"韓 따라잡는건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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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B7 가동하면서 B11·B12·B15 패널 공장 동시 투자
"생산량 곧 삼성 추월, 수율도 2~3년 뒤 70% 올라올 듯"
2020년형 아이폰부터는 삼성·LG 패널과 함께 들어갈 듯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 A사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회사 BOE와 계약서를 쓰고 관련 장비를 설계·제작하고 있다. 중국 몐양에 있는 모바일 OLED 패널 공장 ‘B11’에 들어갈 장비다.

A사 관계자는 "삼성·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무기한 중단된 상황에서 BOE는 모바일 OLED 패널 공장 투자를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 BOE의 ‘B12(중국 충칭)’에서도 장비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건설 계획을 발표한 ‘B15(중국 푸저우)’도 투자 계획을 이미 다 짜놓고 중국 고객사 판매 동향·수율(완제품 비율)을 보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BOE가 첫 모바일 OLED 패널 공장인 ‘B7’에서 만든 패널이 탑재된 화웨이의 ‘메이트 20 프로’. / 블룸버그

2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BOE가 ‘물량 공세’ 방식으로 모바일 OLED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청두에 있는 첫 OLED 패널 공장인 ‘B7’을 가동하면서 동시에 B11·B12·B15에 투자하거나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4개 공장을 모두 가동할 경우 전체 패널 생산량은 월 18만장 수준으로 현재 모바일 OLED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16만5000장)를 훌쩍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4개 공장이 모두 돌아가는 시기는 2023년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현재 BOE의 모바일 OLED 수율을 5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이미 BOE의 패널 품질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수율은 2~3년 안에 7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요’"라면서 "BOE는 LCD 때도 일단 많이 만든 다음 품질이 좋은 것은 세트업체에 팔고, 그렇지 않은 것은 장난감 회사에 파는 식으로 대응해 수율을 끌어올려 왔다. OLED에서도 생산 여력을 늘려 일단 이런 저런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율도 금세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BOE의 모바일 OLED 패널 수요 대부분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다. 여기에 애플도 내년 아이폰 채용을 목표로 BOE의 OLED 패널 품질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패널의 안정적 공급, 저렴한 구매단가를 위해 공급선 다변화에 수년간 공을 들여왔다. 여기에 2020년 아이폰부터는 LCD 패널을 아예 쓰지 않고, OLED 패널 제품으로만 내놓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난해 판매 대수 기준으로 아이폰 중 OLED 모델은 58% 수준이었고,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구입해 왔었다. 올해 신작부터는 LG디스플레이도 일부 물량(약 600만대) 패널을 공급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도 품질 테스트에서 한 번에 통과하지 못했을 정도로 애플의 기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BOE가 LCD 수율도 보란 듯 끌어올렸던 경험이 있고 국내 OLED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어 2020년, 늦어도 2021년에는 애플에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윤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올해 1분기(1~3월) 모바일 OLED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88.0%로 지난해 같은 기간(95.7%)보다 7.7%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BOE는 0.1%에서 5.4%로 점유율을 확 늘리며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에버디스플레이(중국), LG디스플레이, 비전옥스(중국)가 그 뒤를 이었다.

[장우정 기자 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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