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석유산업 재건위해 미국 제재받은 거물들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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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28. 오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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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미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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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장관과 국영석유대표 겸임하던 쿠에베도장군 교체,
국영석유사 사장은 차베스 사촌 임명
석유생산 65%줄어 수도권 주유소에도 장사진
[카라카스=AP/뉴시스]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예방을 위해 시민들의 이동 제한 조치가 발효 중인 가운데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많은 운전자가 길게 줄 서 있다. 베네수엘라는 코로나19 사망자가 1명 나왔고 누적 확진자는 22명 증가한 106명으로 집계됐다. 2020.03.27.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무너져 가는 유일한 국가 수입원인 석유산업을 구하기 위해서 미국에서 마약왕 혐의로 제재 대상인 강력한 지지자를 석유장관으로 임명하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촌을 국영석유회사 PDVSA의 대표로 영입하기 위해 의사를 타진 중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석유장관에는 타렉 엘 아이사미가 임명되었고, 국영석유회사 사장에는 아스드루발 차베스를 영입하려 노력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은 이미 관보와 국영 TV를 통해 알려졌지만 아직 정부는 공식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이 두 개의 자리는 그 동안 마누엘 쿠에베도 장군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가 재임한지 28개월 동안 베네수엘라의 석유생산량과 한 때 세계 최다를 자랑하던 원유비축량은 65%나 줄어들었다.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수입원인 석유산업이 쿠에베도가 맡고 있는 동안 붕괴했고, 거기에 미국의 제재가 마지막으로 그의 관에다 못을 친 결과가 되었다"고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카라카스 캐피털 마켓의 러스 댈런 대표는 말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국제 유가가 끝없이 떨어지고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의 원유생산량이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에 이뤄졌다. 국영석유사의 최근 생산량은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당시에 비해 19%의 생산량에 불과하다. 비판자들은 이를 마두로 정권의 방만한 경영과 부정부패 탓이라고 주장한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최근 몇 주일 동안에 더욱 악화되어 이제는 수도 카라카스 시내에서도 휘발유 부족을 겪고 있으며 주유소마다 며칠 째 기름을 사기 위한 차량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얼마 전만해도 전국 각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카라카스 시내만은 정상을 유지했었다.

연료난까지 커지면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란의 도움에 기대고 있다. 원유를 휘발유로 가공하는데 필수적인 화학물질의 수입을 시도해 첫 인도분이 선편으로 최근 도착했다.

마두로의 최측근으로 석유장관이 된 엘 아이사미는 미국 이민국에 10대 수배자로 최근 올려진 강력한 제재대상 인물이다. 그는 2017년 주요 밀수조직 주범으로 제재 명단에 오른 뒤 2년만에 그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다시 미국에서 기소되었다.

45세의 엘 아이사미는 부통령과 최근 산업부 장관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금도 마두로의 최측근 10여명과 함께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대상이 되어 있다. 반면에 차베스는 아직까지는 트럼프 정부가 금융등 경제적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엘 아이사미의 임명은 마두로가 석유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경영인을 영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마두로를 둘러싸고 있는 차베스추종자들 가운데에서는 비교적 현실주의자라는 평을 미국의 분석가들에게 듣고 있다.

세계 제일의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집권 후 정치적 사회적 위기가 계속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60개국이 마두로의 퇴진을 요구하며 각종 제재에 시달려왔다. 반대국들은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가 당선된 것은 부정선거에 의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보고있다.

한 때 부국으로 남미 일대에서 석유를 무상원조하던 베네수엘라는 살인적인 인플레 등 정치 경제 위기로 무려 450만명의 국민이 이웃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로 생계를 위한 탈출을 감행했고 이민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공공서비스가 붕괴한 베네수엘라에서 새 석유장관과 국영석유사 사장이 가장 먼저 해야할 임무는 석유생산량을 늘려 주유소의 긴 줄을 없애는 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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