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만배 녹음’ 속 대화자, 뉴스타파 돈받는 용역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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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08. 오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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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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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2년 8000만원 용역비 지급하곤 ‘제3자 제보’처럼 소개
매체 대표 “왜 그렇게 소개했나 나도 몰라”
파일 속 김만배, 7살 연상, 10년 선배 상대로 본인을 “형” 지칭
자막엔 “형” 대신“우리”로 고쳐… 짜깁기 의혹도

뉴스타파와 인터뷰 하고 있는 신학림씨 /뉴스타파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6일 <[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란 기사를 음성 녹음 파일과 함께 보도했다. 통화는 김만배씨와 ‘신학림’이라는 사람 간 대화였다. 뉴스타파는 기사에서 “김만배씨가 한 지인과 나눈 대화의 음성 파일을 뉴스타파가 입수했습니다. 대화 당사자는 현직 기자 시절 김씨와 동료 사이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라고 했다. 외부에서 제3자로부터 ‘제보’를 받은 것처럼 신씨를 소개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신씨는 뉴스타파의 돈을 받고 취재 용역을 수주하는 사람이었다. 2018~2019년에만 총 8000만원에 달하는 ‘용역비’를 받아왔으며, 지금도 받고 있다. 조선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뉴스타파는 신씨에게 2018년 3851만원, 2019년 3933만원 등 2년에 걸쳐 총 7784만원을 지급했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할 때도 있었지만, 거의 매달 270만~280만원씩을 지급했다. 뉴스타파가 신씨에 준 돈은 장부에 ‘용역비’로 기재됐다.

실제 신씨는 취재를 보조하며 뉴스타파를 위해 기사를 썼다. 2018년엔 대한항공 혼맥 기사 등 총 3건을 썼고, 2019년엔 4건을 쓰는 등 뉴스타파에서 신씨의 이름을 검색하면 총 7건이 나온다. 하지만 김만배 녹음 보도 영상에선 마치 제보자처럼 등장했다.

조선닷컴 취재에, 뉴스타파도 신씨와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신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며 “지금도 돈을 주고 있다. 용역비는 아니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돈을 준다”고 했다. ‘자사 전문위원을 왜 남인 것처럼 표기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모른다”고 했다.

김만배씨가 자신을 "형"이라고 말했지만, 자막엔 "우리가"로 바뀌어 있었다. /뉴스타파

음성 녹음에 대한 짜깁기 의혹도 제기된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음성 녹음 보도 10분17초 지점을 들어보면, 김씨가 신씨와 이야기하며 자기 스스로를 “형”이라 말한 것이다. 김씨는 음성 녹음에서 신씨에게 자신이 천화동인을 소유하게 된 배경을 말하며 “이렇게 해서 ‘형’이 많이 갖게 된 거지. 천화동인이 다 파는 거였었는데”라고 말했다. 신씨는 1958년생, 김씨는 1965년생이다. 언론사 입사 시점도 신씨가 1984년, 김씨는 1994년이다. 뉴스타파는 이 대목 자막에 음성 그대로 ‘형’이라고 쓰지 않고, ‘우리가’라고 바꿔놨다.


신씨와 김씨 외에 다른 사람이 동석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음성 녹음 보도 5분 지점에서 김씨는 “그래서 (조우형씨에게) 박영수를 소개해 줘 내가“라며 박영수 전 특검과 조씨를 자신이 소개해 줬다고 설명하는데, 갑자기 ”흐흐흐”하는 웃음 소리가 크게 들린다. 여기서 등장하는 조씨는 2009년 대장동 관련 부실 대출을 주선하며 10억30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겼지만 기소를 면했던 브로커다. 박 전 특검은 조씨의 변호인이었다.

이에 대해 신씨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고, 용역비조로 돈을 받아 온 것에 대해선 “돈을 받아 온 것과 이 보도의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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