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乳 수유할 여건은 안 되고, 가장 비슷한 걸 먹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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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는 영아에게 최고의 식품이지만 불가피하게 분유 수유를 해야 한다면 모유 성분과 비슷한 분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아기는 태어나서 5세 이전에 면역 시스템이 결정된다. 이 시기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 받아야 면역력 등 성장과 발달이 제대로 이뤄진다. 특히 면역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영아들에게 '최고의 식품'은 바로 모유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서희 교수는 "적어도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를 꼭 먹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분유 수유를 해야 한다면 모유와 성분이 비슷한 분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6개월 '완모' 비율 18%에 불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 시행한 국내 모유수유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6개월 완전모유 수유율'은 18.3%이다. 아기가 출생했을 때 바로 모유 수유를 하는 비율은 95.6%로 높았지만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는 비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모유 수유를 중단한 이유는 '모유가 부족해서'(43.3%)가 가장 컸다. '직장 사정'이라고 답한 사람도 11.4%였다. 전문가들은 아기의 건강을 위해 가급적이면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최서희 교수는 "모유는 신선하고 무균 상태이며 경제적"이라며 "모유 속에는 IgA같은 면역물질, 대식세포, 백혈구 등이 포함돼 세균·바이러스에 대한 아기의 방어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뇌 발달에 좋은 필수지방산 DHA도 많고, 단백질과 칼슘의 흡수율이 높으며, 심리적으로도 엄마와 아기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 교수는 "앞에 나오는 젖에는 유당이 많고 나중에 나오는 젖에는 지방·단백질·칼슘이 많으므로 아기가 젖을 먹을 때 한번에 충분히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엄마가 에이즈, 결핵, 수두 등의 감염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다.

◇유당 적은 분유가 꼭 좋은 건 아냐

특정 질환이 없어도 직장 등의 이유로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결국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무조건 비싼 분유를 선택하기보다 아기에게 잘 맞는 분유를 먹여야 한다. 최서희 교수는 "아기가 분유를 먹고 하루 10~30g씩 체중이 증가하고, 변에도 문제가 없으면 몸에 잘 맞는 분유"라고 말했다. 배앓이 방지에 좋다며 '유당(乳糖)'이 적게 들어간 분유를 구입해 먹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유당은 뼈 형성에 필수적인 칼슘의 흡수를 돕고 장내 유산균 증식을 도와 변을 좋게 하기 때문에 무조건 피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유당불내증 등의 진단을 정확히 받은 후 유당이 적은 분유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단백질가수분해 분유 같은 특수 분유를 알레르기 질환에 좋다고 알고 임의로 먹이기도 한다. 이런 특수 분유는 심한 설사증 같은 질환이 있을 때 먹이는 분유이므로 의사 처방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모유는 영아에게 최고의 식품이지만 불가피하게 분유 수유를 해야 한다면 모유 성분과 비슷한 분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모유 단백질과 비슷한 분유 속속 나와

모유의 장점 때문에 최근 일반 분유도 모유 성분과 최대한 유사하게 나오는 추세다. 특히 성장에 필수적인 단백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 모유의 단백질은 크게 카제인(casein)과 유청(whey)으로 구성된다. 우유는 카제인과 유청의 비율이 8대2인데 비해 모유는 6대4이다. 단백질 비율을 모유에 맞춘 분유가 있다.

또한 모유의 베타 카제인 단백질은 모두 A2 단백질인 반면, 분유에는 A1·A2·B 등 여러 타입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최근 모유처럼 A2 단백질만 함유된 분유도 나왔다. 2015년 영양(Nutrition)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A1 단백질은 소화기관에서 BCM-7(beta-casomorphin 7)이라는 물질로 분해되고, 이 물질은 소화불량, 복통, 복부 팽창, 설사 등의 배앓이 증상을 유발하는 반면 모유와 같은 A2 단백질은 BCM-7으로 분해되지 않아 배앓이 문제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영양학저널(Nutrition journal)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A2 단백질은 세포의 성장, 발달, 유지 및 복구에 필수적인 글루타치온(GSH) 생산을 높인다. 글루타치온은 인지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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