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17. 등 구르기 자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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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27. 오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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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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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구르기 자세는 척추 측만증을 예방하고 골반 좌우의 균형을 잡아주며 몸 전체에 지압 효과를 준다. 시연 허수정.


등을 대고 바닥에 누워 먼저 양다리를 접은 후 양손을 깍지 낀 채 무릎 안쪽 혹은 바깥쪽을 감싸 안고,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좌우로 구른다. 그 다음엔 다시 상체를 일으켜 턱을 무릎 가까이 당긴 채 앞뒤로 천천히 등을 굴린다. 진폭을 조금씩 크게 확대해도 좋다.

이 동작은 등 부위의 긴장을 해소해주기 때문에 다른 아사나(자세)를 취하기 전에 먼저 실행하는 것이 좋다. 방석이나 깔개를 펴고 해도 좋으나 척추운동 효과를 위해 가급적 쿠션이 적은 바닥에서 행하는 게 효율적이다.

뒷머리가 바닥에 부딪히지 않도록 머리를 앞쪽으로 숙이고 하는게 좋다. 적절한 횟수로 반복하다가 마지막에는 엉덩이를 바닥에서 띄운 채 앉았다가 마무리해도 좋다. 요가 동작에서는 일반적으로 반동은 금하고 있지만 이 동작은 큰 부담이 없기에 반동을 이용해 할 수도 있다.

등과 척추 골반의 기혈순환이 원활해지며 척추 측만증을 예방하고 교정해 준다. 골반 좌우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 몸의 중요한 경락인 독맥과 방광 경락을 자극하여 몸 전체에 지압 효과를 준다.

성장기의 청소년과 나이드신 분들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누운 자세에 대한 반성 체위에 해당되므로 아침에 일어날 때 잠자리에서 해주면 더욱 좋다.

단순한 듯한 이 등 구르기 자세를 취하면서 첫 번째 흔들의자, 두 번째 복원력, 세 번째 항상성, 네 번째 롤링스톤즈 밴드, 다섯 번째로 등과 척추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 자세는 앞뒤 좌우로 구르는 모습이 휴식과 안정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흔들의자를 닮았다. 최근 생물학자들이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경우 흔들의자에서 약간 흔들리는 분위기로 잠들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더군다나 잠자는 동안 기억력과 관련된 중추신경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두 번째는 배나 차량이나 항공기 등에서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복원력(復元力)이다. 배의 복원력은 무게 중심이 낮고 부력(浮力)의 중심이 높을수록 좋다. 배가 외력에 의해 앞으로 기울어져도 옆으로 기울어져도 복원력 때문에 되돌아 오게 된다.

파도에 의하여 배가 위로 솟았다가 내려갔다 하는걸 뱃사람들은 '선박이 용왕님께 절을 한다'고 표현한다. 선박이 앞쪽에서 파도를 맞이하여 앞뒤로 움직이는 현상을 피칭(pitching)이라 하고, 롤링(rolling)은 선박이 옆쪽에서 파도를 맞이할 때 선박의 좌우 움직임을 말하는 것이다.

누구든 삶의 항로에서 크건 작건 피칭과 롤링이 없을까마는 우리 모두는 생의 파도인 피칭과 롤링을 헤치고 나아가야만 되는 숙명을 안고 태어난 것을 어이하랴. 그러한 현상에 순응하면서 도전에 대한 응전으로 점점 단단해지는 스스로를 만들어 가게 되는것도 삶의 보너스인걸.

세 번째는 항상성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생존에 필요한 안정적인 상태를 능동적으로 유지하는 과정을 항상성(恒常性·homeostasis)이라 하는데, 생물은 거기에 맞춰 다양한 조건의 메커니즘을 가동해야만 되는 것이니 우리 인간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떤 방식이든 면역력과 자가 치유력을 작동시켜야만 심신의 균형을 찾게 되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이다.

네 번째로 롤링이란 단어와 함께 팝송 애호가들은 1962년에 결성된 영국의 록밴드, 방랑자란 의미를 가진 ‘롤링 스톤즈’를 떠올릴 것이다. 비틀스가 인도 사상에 빠져 시타르란 인도 전통악기를 사용했는데, 롤링 스톤즈도 시타르를 넣어 만든 곡이 있다. 그 유명한 미국 드라마 ‘머나먼 정글’의 주제곡 ‘페인트 잇 블랙(paint it black)’이다. 록의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는 ‘새티스팩션(satisfaction)’의 음률도 머릿속을 맴돈다. 반항의 아이콘으로 유명한 멤버 믹 재거와 붉은 입술과 혀를 형상화한 앨범 재킷의 로고도 연상된다.

우리 신체에서 뒷모습인 등은 오히려 앞모습보다 더 정직하고 사람마다 고유한 표정을 지닌 채 이제껏 살아온 생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뒷모습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스스로가 돌이켜 볼 일이다.

등에는 경추 흉추 요추 선추 미추로 구성된 스물 여섯 개의 등뼈가 이어진다. 이 등뼈 즉 척추는 중력에 맞서서 우리를 땅위에 온전히 세우고 직립 보행토록 해주는 우리 몸의 중심 축임이 분명하다. 척추 전문가들은 “각자의 척추의 형태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자아상을 반영한다”라고 말한다. 등 구르기 자세를 통해 이제 각자 자신만의 척추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 볼 시간이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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