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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팬들이라면 빼놓지 않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A와 B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하는 것입니다. 서로 닮은 점이 참 많은 샤잠과 슈퍼맨은 팬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경쟁(?) 대상이었는데요. 두 히어로는 잘 정돈된 머리에 망토를 두른 근육질의 생김새부터 해서 빠른 스피드와 엄청난 괴력까지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죠. 슈퍼맨이 첫 등장한 <액션 코믹스> 1호의 표지와 샤잠(당시 이름은 캡틴 마블)이 첫 등장한 <위즈 코믹스> 10호의 표지를 비교해보면 재미있습니다.

물론 샤잠이 슈퍼맨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따라한 부분들이 있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상황은 반대가 되어갔습니다. 처음에 흉악범들을 상대한 슈퍼맨이 시간이 지날수록 샤잠처럼 슈퍼빌런들과 싸우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널인 슈퍼맨이 유사품인 샤잠과 닮아가기 시작한 것이죠.
그 이유는 바로 샤잠이 캡틴 마블이란 이름으로 포셋 코믹스에서 몸담고 있던 시절, 그 시리즈를 썼던 작가 오토 바인더가 DC 코믹스로 이적해서 슈퍼맨 시리즈를 썼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슈퍼맨은 많은 부분에서 샤잠의 설정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샤잠에게 쌍둥이 여동생 메리 마블이 있는 것처럼, 슈퍼맨에게도 사촌 슈퍼걸이 생겼습니다. 어린 샤잠인 캡틴 마블 주니어에 대응하는 슈퍼보이가 등장했고, 마블 버니로 변하는 토끼 호피가 연상되는 슈퍼독 크립토라는 반려견이 등장했어요. 
샤잠의 최대 숙적은 민머리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닥터 시바나였고, 슈퍼맨은 민머리의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렉스 루터가 숙적으로서 나타나 악명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비슷한 면이 많은 샤잠과 슈퍼맨 중에 누가 더 강할까요? 샤잠이 DC 유니버스로 합류하게 된 후부터 많은 이들의 궁금증으로 떠오르게 된 주제입니다. 한 쪽은 세계 최강의 필멸자이고 다른 쪽은 강철의 사나이이니까요! 

실제로 코믹스 속에서 둘은 몇 번의 대결을 펼쳤습니다. 1976년의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 137호에서 둘의 첫 대결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샤잠의 세계는 슈퍼맨이 살고 있는 메인 DC 유니버스가 아니라 지구-S라는 평행 세계였는데, 악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적에게 조종당해 사악해진 슈퍼맨을 막기 위해 샤잠이 맞서야 했습니다. 둘은 서로 치고 받고 하다가, 샤잠이  “샤잠!” 주문으로 번개를 소환해 슈퍼맨을 공격했습니다. 다행히 번개에 맞은 슈퍼맨은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2년 뒤, <올 뉴 콜렉터스 에디션> C-58호에서 둘의 재대결이 성사되었습니다. 카르망이라는 화성인의 계략으로 인해 둘은 서로를 오해한 채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슈퍼맨이 샤잠을 때려눕혔습니다. 하지만 샤잠의 마법사는 싸움이 일어난 곳이 슈퍼맨의 세계였기 때문에 샤잠이 충분히 전력을 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 다음 대결은 1984년에 나온 <올스타 스쿼드론> 36호에서 벌어졌고, 나치가 샤잠을 조종하여 슈퍼맨을 비롯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 팀과 싸우게 만든 것인데, 이 세계는 또 지구-2입니다. 여기서 둘은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결투를 벌였습니다. 

1996년의 <킹덤 컴> 시리즈에서는(여긴 또 다른 세계이긴 한데) 샤잠이 슈퍼맨을 압도하는 힘을 보였지만 빌리로 돌아온 후 슈퍼맨에게 당했고(약간 치사해 보이지만 어쩔 수 없죠), 1999년의 <JLA> 29호에서는 샤잠이 자신을 말리려는 슈퍼맨을 쓰러뜨렸습니다. 2013년의 <저스티스 리그> 22호에선 샤잠이 자신에게 경고하는 슈퍼맨을 한방에 날려버렸습니다. 비록 슈퍼맨은 곧바로 반격했고 더 이상 둘의 싸움은 진전되지 못했지만, 마침내 캡틴 마블 대신 샤잠이라는 이름으로는 처음 성사된 결투였습니다. 

이렇듯 샤잠과 슈퍼맨은 세뇌를 당했다거나 오해 때문에 싸워왔지만, 막상막하의 힘을 보이며 누가 더 세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야기 전개상 부득이하게 어느 한 쪽이 이기더라도 그럴만한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샤잠은 마법의 전사인데, 슈퍼맨은 마법에 약하기 때문에 슈퍼맨이 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힘으로 진 것은 아니게 되죠. 
 

이렇듯 닮은 듯 다른, 엄청난 힘과 능력을 가진 샤잠과 슈퍼맨의 차이점이라면, 샤잠의 본질은 어린이라는 점입니다. 슈퍼맨은 인간의 힘을 초월한 외계인으로, 지능 또한 인간을 초월하는데요. 두뇌의 정보 처리 속도가 인간의 수천 배에 달하며 보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두꺼운 의료집을 몇초만에 읽고 수술을 완벽하게 해낼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샤잠 또한 솔로몬의 지혜를 지녔지만, 여전히 본질은 15살 소년 빌리 뱃슨이기 때문에 어느 날 슈퍼히어로가 된 소년의 관점에서 진행됩니다. 이를 이용하는 악당들에게 이간질 당해 슈퍼맨과 충돌하기도 했는데요. 

공개된 영화 <샤잠!> 예고편에서도 갑자기 초능력자가 됐지만 세상을 구해야한다는 진중함 보다, 프레디와 함께 샤잠이 가진 초능력을 테스트하고 어른의 모습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샌드버그는 감독은 “‘샤잠!’은 ‘누구나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주제를 다룬다면서, “슈퍼히어로가 되고자 하는 모든 아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해 가장 방대하고, 웃기고, 짜릿하고, 액션과 마법이 가득한 방법을 통해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히어로가 처음이라 엉뚱한 짓을 하는 샤잠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히어로들과 다른 시선을 가진 히어로서의 샤잠의 모습이 기대되네요.  

국내에 발매된 샤잠 만화책은 <킹덤컴> 이외에도 <샤잠! 희망의 힘>과 <샤잠! 오리진스>가 있습니다. 특히 <샤잠! 오리진스>는 뉴 52로 리부트된 DC 유니버스에서의 샤잠의 기원을 보여주고 있는데, DC 코믹스와 영화의 뛰어난 스토리들을 써온 제프 존스가 샤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내용입니다. 영화 <샤잠!>은 이 책에서 많은 설정을 가져다 쓴 것으로 알려져 있죠.

부모님을 찾길 바라며 길거리에서 거칠게 자라 온 빌리가 마법사의 선택을 받아 샤잠이 되고, 위탁가정에서 만난 프레디와 함께 샤잠의 능력을 확인하는 통쾌한 활극이죠. 특히 기존의 설정에 없었던 샤잠의 특별한 능력이 소개되며, 블랙 아담, 시바나, 일곱 대죄 같은 최강의 적들을 만나게 되는 과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영화와 함께 보면서, 어떤 부분이 비슷하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컨텐츠 기고 : 김닛코]    
본 컨텐츠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샤잠!> 포스트 필진 '김닛코'님의 견해 및 코믹스, 인터뷰,영화, 해외 뉴스 내용을 요약하여 구성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