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Periodista 입니다. e스포츠 대회가 열리면서 나오는 어른들의 사정을 쉽게 풀어보는 "기획 포스트" 네 번째 시간에는 e스포츠 팬들이 과연 어른들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지금까지 e스포츠 리그를 만들어가는 배경과 게임사와 제작사 관계자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재구성을 했다면 이번 시간에는 잠시 어른들의 사정에 벗어나서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담고 분석해보겠습니다.
e스포츠 팬들은 어른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있을까?
지난 3편의 포스트를 통해서 게임사는 게임사대로 제작사는 제작사대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 아닌 문제점으로 최근 e스포츠 리그의 퀄리티가 낮아졌고 규모가 작아진 요인을 어설프게나마 정리를 해봤습니다. 물론, 모든 게임사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발전을 하는 사례가 있고 반대로 제작사가 리그를 주도를 했을 때도 변화가 없어서 퇴보를 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 제가 '문제점 아닌 문제점' 이라고 굳이 덧붙인 이유는 그들은 여전히 자기 할 일을 잘하고 있어서 붙였습니다.
왜냐!
지금까지 진행한 e스포츠 리그 발전과 문제점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지만 업무적인 측면을 보면 그들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잘 흘러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2010년 온풍기 사건 (2010년 1월 23일에 열렸던 MSL 결승전 진행 중 정전 사건) 처럼 경기력에 영향을 주고 논란이 한 동안 없었고 방송에서 나온 큰 실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고 없이 마무리를 잘 했어요. 그렇다면, 지난 3편의 포스트를 통해서 언급했던 "어른들의 사정" 을 e스포츠 팬들이 알아줄까요?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왜 어른들의 사정을 이해를 하지 않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과 관례
여러 가지 관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제일 '가시적인' '눈에 띄는' 요소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쌓았던 한국의 e스포츠 역사는 정말 화려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위해 현재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고 다양한 장소에서 e스포츠 대회가 열렸습니다. 물론, 이 중에 대부분은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지방 투어' 를 비롯해서 제주도 결승전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결승전 등등 선두 주자의 행보가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요즘 e스포츠 대회는 어떨까요? 과거에는 스타크래프트 한 종목만 밀었지만 프리미어급 대회 기준으로 종목이 다양해지면서 어느 정도 규모가 평준화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게임의 인기에 따라서 혹은 이해 관계에 따라서 오프라인 무대의 규모가 상당히 유동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 일정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더라도 보다 원활하고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서 간혹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합니다.
최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지만 무관중으로 진행하거나 프리미어급 대회 전 경기가 온라인으로 진행을 한다는 소식이 오면 아쉬움과 비판하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e스포츠는 한 동안 그래왔으니까요.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한국 e스포츠의 관례와 종주국이라는 높아진 시선으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 한 박탈감으로 아쉬운 의견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관례가 있는데 그 중에 제일 가시적인 요소가 바로 '관람객이 직접 관람이 가능한 오프라인 무대' 라는 점이 주된 요소입니다.
해외 규정과 전례를 한국에 무작정 적용하면서 나오는 문화 차이와 괴리감
제목만 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실까봐 간단한 e스포츠 이슈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2013년, 블리자드는 스타2 WCS 대회에서 나온 경기의 리플레이를 공개했습니다. 당시에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대회 리플레이 공유는 스타2 커뮤니티의 전통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주최하는 스타크래프트 ll 프로리그라는 팀 단위 리그에 참여하는 한국 프로게임단의 입장에선 '전략 노출' 이라는 우려를 표했고 블리자드는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전략을 보다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한국 선수들과 해외 선수들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문화 차이는 존재했습니다.
최근 한국 지역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대회를 운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한국 지역에서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해외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땅이 넓은 국가 같은 경우 정기적으로 오프라인을 할 수 없고 방송 제작 퀄리티도 한국을 따라갈 수 없어서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과정을 한국 지역에도 무조건 적용시키면서 한국의 e스포츠 팬들의 괴리감과 아쉬움이 나오고 있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온라인을 주로 하는 해외에 비해 한국은 오프라인을 주로 하는 만큼 해외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차별 논란도 한 몫을 했죠.
이러한 문화 차이로 인해 게임사와 e스포츠 팬들의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게 된 계기가 바로 "2018 스타2 WCS 글로벌 파이널 한국어 중계 사태" 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리플레이 이슈에 대해서는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입장에선 게임을 배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례가 있다면 지금은 공식 중계진 외에 다국어 중계를 하는 스트리머에게 무보수로 중계를 하는 배경을 기반으로 한국 e스포츠의 특수성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적용을 했습니다. 게다가,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게임사와 e스포츠 팬의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전문 중계진에게 무보수를 제의를 한 것은 "열정 페이"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큽니다.
e스포츠 팬들이 현장 관람을 선호하는 이유 - 낯설렘 (낯선 경험이 주는 설렘)
앞서 '가시적인' 요소를 현장 관람에 대한 이슈가 많이 거론이 되었고 이에 대한 초점을 맞췄는데 이를 구체화 시켜보겠습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가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특히, '퀸' 이라는 그룹이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현 20~30대 사이에선 인지도가 거의 없는 편인데 영화를 n차 관람을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이러한 인기의 중심엔 '싱어롱 (영화를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상영 형태)' 이 있습니다. 기존 영화관에서 조용히 영화를 보는 것과 다르게 노래를 부르면서 응원 도구까지 준비해서 관람을 하기도 합니다. 마치 콘서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낯선 경험이 주는 설렘" 을 추구하는 '스팟 경험성 추구 성향' 이 확대가 되면서 오감을 만족시키면서 새로운 감각을 적극적으로 소비를 시키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e스포츠도 과거의 e스포츠로부터 이어진 전례에 더해 팬들도 위와 같은 성향으로 점점 흘러가고 있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e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즐기고 좋아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면서 응원을 하는 이러한 경험이 한국 e스포츠 팬들에겐 각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최고의 경기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시청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느껴보는 것과 좋아하는 선수를 현장에서 응원하는 것의 가치가 더 높아진 셈이죠.
그래서, 프리미어급 대회에선 전 경기 오프라인은 불가능하더라도 최소 플레이오프 혹은 결승전이라도 오프라인 무대를 위해서 노력을 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e스포츠 경기장은 e스포츠 관람 환경 자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e스포츠 팬들의 높아진 시선을 조금이라도 만족시키기 위해서 말이죠.
부작용
사실, e스포츠 팬들이 어른들의 사정을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러한 전후 사정을 모른다면 커뮤니티의 분란을 조장시키는 요소가 등장합니다. 간혹 일부 e스포츠 팬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까기 때문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내용으로 특정 인물에게 무분별한 비난으로 심적인 고통을 받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슈와 관련된 근거 없는 소문과 가짜 뉴스가 퍼지는 상황이 나오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선동과 날조의 헬파티입니다. 아니.. 정작 잘못한건 게임사인데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을 걸고 넘어지는건 뭔 상관입니까?
간혹, e스포츠 팬들이 게임사 혹은 방송사에게 "열정이 부족하다" 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것은 팬들이 기업에게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열정 페이" 를 강요한거나 마찬가지에요. 물론,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퀄리티 높은 방송사에 한해서 고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열정 페이만큼은 강요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아.. 사람 일은 모르는건가요?!)
주최사에게 필요한 것 - 소통과 후속 대처
이러한 갈등 요소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주최사와 e스포츠 팬에게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주최사 입장에서는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요소 두 가지가 있는데 '소통' 과 '후속 대처' 입니다. e스포츠 팬들의 의견을 주시하고 적용 가능한 부분이 있으면 진행하고 불가능한 부분이 있으면 양해를 구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빠른 후속 대처도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못 하거나 어그로를 끄는 악성 e스포츠 팬이 존재하는 한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또한, e스포츠 팬들은 눈에 띄는 개선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하면 계속 걸고 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상당히 까다로운 순간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채정원 당시 Gomexp e스포츠 사업 본부장이 GSL 스튜디오 결승전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커뮤니티의 댓글을 통해 소통을 한 것과 현재 진행 중인 2019 LCK가 개막전에 비해 퀄리티가 조금씩 올라가는 방송 퀄리티를 보면 e스포츠 리그에도 살아있는 느낌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일부 대회에서는 한 가지 이슈가 발생하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진행 사항과 개선 사항을 공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스포츠 팬들에게 필요한 것
e스포츠 팬들은 주로 커뮤니티와 각종 매체를 통해서 관련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루머를 퍼뜨리거나 가짜 뉴스를 만들지 않으면 됩니다. 반대로, 루머와 가짜 뉴스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는데 괜히 휘둘리지 마시고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또한, 각 게임사마다 그리고 게임사의 각자 다른 커뮤니티와 소통을 하는 방식이 달라서 호불호가 갈릴 것입니다. 리그 뿐만 아니라 상황을 비롯한 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이해를 하는 넓은 아량을 가지되 비판 할 것은 비판하세요. 잘못을 나쁘게 말하는 "비난" 과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비판" 은 뜻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누구의 자칭 e스포츠 언론사도 자칭 게임 & e스포츠 기자들도 다루지 못 한 "e스포츠 어른들의 사정" 을 통해 거침없이 털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e스포츠 어른들의 사정" 마지막 회로 현재 e스포츠 리그가 만들어지는 구조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e스포츠 리그의 미래와 그에 맞춰서 변화하는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기나긴 "e스포츠 어른들의 사정" 기획 포스트를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다음 편에 마지막 러쉬로 상대 본진을 확실히 깨뜨리겠습니다.
※ 본 리뷰는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e스포츠 종사자로부터 자문을 구해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상당히 부족한 리뷰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 자료 참고 : 트렌드 MZ 2019 (저 : 대학내일20대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