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패배자 새X야” 與 청년대변인, 비판 개그맨에 전화해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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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9.23.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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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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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상근 부대변인) /연합뉴스

친문(親文) 유튜버 출신으로 올해 8월부터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상근 부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하헌기씨가 자신을 비판한 개그맨에게 전화를 걸어 일방적으로 욕설과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조선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하 부대변인은 이달초 다른 사람의 전화기로 개그맨 윤정섭씨에게 전화를 걸어 막말을 쏟아부었다. 윤씨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하 부대변인은 통화가 시작되자마자 윤씨에게 다짜고짜 “야 X새X야. 시X새X야. 너 시X 새X야. 패배자 새X야”라고 했다. 이에 윤씨가 “왜 욕을 하냐?”고 묻자 하 부대변인은 다시 “너한테 욕을 하지 곱게 얘기하냐? 개 X발X아. X새X야 정신 차리고 살아 패배자 새X야”라고 쏟아부은 뒤 전화를 끊었다.

윤씨는 “최근 내가 하씨 칼럼을 공개 비판한 데 대한 앙갚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경은 이렇다. 하 부대변인은 지난달 31일 한 주간지에 ‘극우 유튜버의 구속, 왜 유튜브는 가만히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유튜브에서 벌어지는 명예훼손·모욕 등 범죄에 대해 운영사인 유튜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헌기 부대변인은 제목과 상관 없는 최일환씨의 사진을 자신의 기고문에 붙인 뒤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최씨는 단순 고소만 당했을 뿐 구속된 바 없지만 하 부대변인은 구속된 유튜버 관련 기고문에 최씨 얼굴을 실었다. /하헌기 페이스북

문제는 하 부대변인이 칼럼에 박원순 재임 시절 서울시와 기타리스트 신대철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최일환(37)씨의 사진을 내걸었다는 점이었다. 신대철은 의혹을 제기한 최씨를 고소했지만 아직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구속된 유튜버에 대한 칼럼을 쓰며 단순히 고소 당한 최씨까지 싸잡아 비판한 셈이었다.

이를 본 윤정섭씨는 이달 3일 인터넷에 영상을 올려 하 부대변인을 비판했다. ‘과거 최씨로부터 비판을 당한 하 부대변인이 자신과 친한 언론사를 이용해 개인의 앙갚음을 한 것’이란 취지였다. 하 부대변인의 욕설 전화는 이 영상이 올라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걸려왔다.

하 부대변인은 조선닷컴 해명 요청에 “욕한 것은 부적절했다”면서도 “윤씨가 내 동료를 괴롭힌다는 얘기를 듣고 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과 함께 유튜브를 운영하는 지인을 거듭 비판해 욕을 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윤정섭씨는 “집권여당의 청년대변인이란 사람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걸어 욕설과 막말을 해도 되는 것이냐”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는 하헌기 부대변인 등 청년 정치인들이 쓴 책 '추월의 시대'를 극찬한 바 있다. /이낙연 페이스북

하 부대변인은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 출신으로 민주당의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그가 유튜브를 함께 운영했던 한윤형씨 등과 지난해 12월 공동 집필한 ‘추월의 시대’라는 책이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극찬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고, 올해 8월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윤정섭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가운데 KBS 코미디언 김대범의 권유로 코미디계에 입문한 사람이다. SBS와 TBN 등지에서 코미디언 겸 리포터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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