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결혼은 족쇄"...'비혼·비출산' 택하는 청년들
우리 사회 가족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는 YTN 기획 보도 두 번째 순서입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비혼'은 새롭거나 드문 현상이 아니라는데요.
결혼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이들의 이야기를 홍민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비혼을 결심한 20대에서 30대 사이 청년 4명을 비대면으로 만났습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비혼은 이제 이상하거나 낯선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신지혜 / 30대 정치인 : '비혼도 내가 선택한 가족의 형태다'라는 인식은 점점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종민(가명) / 20대 회사원 : 제 주변은 비혼이나, 결혼했어도 딩크(무자녀 부부)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통계청 조사 결과,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다"에 동의한 사람은 10명 가운데 6명에 달했습니다.
혼인 건수도 갈수록 줄어 2019년엔 천 명 가운데 5건에 그쳤습니다.
지난 1970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결혼은 내 삶을 가로막는 '족쇄'라는 게 이들이 비혼을 결심하는 이유였습니다.
[신지혜 / 30대 정치인 : 나에게 결혼은 족쇄다, 이런 느낌이에요. 그 족쇄를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이 제 마음입니다.]
결혼으로 두 가족이 결합하면서 지게 될 의무가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김종민(가명) / 20대 회사원 : 내가 출산 계획이 별로 없고, 그렇다면 굳이 결혼해서 한국식으로 양가 부모가 개입하는 그런 가족의 형태로 내가 들어가야 하나? 그게 가장 큰 이유죠.]
청년들의 비혼 의지와 맞물린 부동산 문제는 자연스럽게 동거 가구의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김진희 / 20대 회사원 : 집세 때문에 친구와 투룸에서 같이 살고 있거든요.]
[홍순영 / 20대 직장인 : 저도 같이 사는 분이 있는데, 그분도 역시 현실적인 이유로 집세를 절약하기 위해서 만났는데….]
실제로,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뤄진 가족은 2010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1인 가구는 지난해 전체 가구 형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 가족이 줄어드는 만큼,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가족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순남 /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 : 공동체를 이뤄 살기도 하고, 비혼 동거로 살기도 하고 이런 관계들이 주변에 많거든요. 그런 관계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걸 주목했으면 좋겠어요.]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여성가족부는 비혼 동거 가구도 법적 가족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가족 제도를 규정한 법이 개정돼야 하는 만큼, 당장 효과를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함께 사는 친구나 연인, 보호자를 '생활동반자'로 묶어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법안이 나왔지만, 아직도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황두영 / 국회 보좌관 : '동성 사이에도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한다'는 조항 하나 때문에 이건 다 동성애자들만을 위한 법이다, 이렇게 좁게 해석을 하시고….]
청년들의 해법은 간단합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결혼과 출산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김진희 / 20대 회사원 : 나에게 결혼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면 되는 것. 부동산이나 여성 고용 정책이나 교육, 복지의 문제를 해결하면 저절로 저출생 문제는 해결될 거로 생각해요.]
[홍순영 / 20대 프리랜서 : 내가 의지하고 싶은 사람과 앞으로의 삶을 자율적으로 꾸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국가의 역할이지….]
YTN 홍민기[hongmg122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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