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학원, 정말 가도 괜찮나요?” 개학이 두려운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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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치원생, 초등 1-2학년, 고3 학생이 등교를 시작한 2일 서울 선유로 당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1학년도 신학기가 시작되자 학부모들은 개학을 기뻐하면서도 집단감염에 대한 걱정을 떨쳐내지 못했다. 지난 주말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학원 관계자들도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학부모 우모(52·여)씨는 2일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들을 모두 등교시켰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개학 당일 아침에는 가방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5장을 챙겨주고, 일찍 돌아온 오후에는 2시간 동안 계속 체온을 쟀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고 했다.

우씨는 “지난해 초에는 일평균 확진자 100여명 정도임에도 개학 여부를 고심했는데 300명대에서 ‘전면 개학이 괜찮다’고 설득하는 건 명쾌하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면 등교가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백신을 맞추지도 않고 집단생활을 하면 확진자 한 명과 동선이 겹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학생들이 밀집한 학원가에서는 개학을 앞두고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지난달 27일 한 학원 수강생이 무증상 확진 상태에서 수업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의 다른 영어유치원에서는 지난 1일 외국인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학원들은 당일 휴강을 한 뒤 방역조치를 하고 수업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학교에서도 ‘해당 학원 수강생들은 등교를 자제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확진자 발생 소식이 알려지자 학원들은 자체적으로 방역 강화에 나섰다. 일부 학원에서는 ‘학부모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출입문 앞에 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학원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등을 잘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하지는 않다”면서도 “원내에서는 아이들이 물을 마시는 것도 최대한 자제시키고 화장실도 1명씩 다녀오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방역 뒤 4~6시간 정도 의무 폐업을 한 뒤 수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과 수강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고3 수험생 김모(19)군은 “한 강의실에 100명 넘게 들어가는데 거리두기를 한다고는 하지만 붙어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어쩔 수 없이 학교와 학원 모두 오가지만 등교 선택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원 등록금을 결제하러 온 40대 학부모는 “학원이 확진자 동선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서 “민감한 소식은 수강생에 먼저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화를 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일 현재 서울에서 치료 중인 학생 확진자는 134명이다. 지난달 28일에 비해 초등학생 6명, 중학생 5명, 고등학생 7명, 특수학교 학생 1명이 늘었다. 초등학교에서는 교직원 확진자도 1명 나왔다.

황윤태 정신영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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