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장소·작전부대 훈련진지 이름 위치 나와
직장상사와 동료 수십명 상세 집주소도
카카오측 "이용자들 스스로 정보 공개 동의"
14일 MBC뉴스데스크는 카카오맵을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맵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한 음식점 리뷰를 달던 중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클릭했다가 그 사람의 집주소는 물론 친구와 부모님 아파트, 동호수까지 줄줄이 나왔다.
특히 식당 리뷰를 쓴 한 사람은 불륜을 저질렀던 장소, 성행위를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도 드러났다. 이 사람은 자녀들 학교나 직장까지 함께 올려뒀다.
또 집창촌 주소를 저장한 사용자는 본인 실명은 물론 자녀로 보이는 아이 사진까지 볼 수 있었다.
군사기밀로 보이는 내용도 발견됐다. 한 병원 리뷰를 눌러본 결과 작전부대 이름과 위치, 훈련진지의 위치도 나왔다.
카카오맵을 작동시켜 확인한 결과 군 진지와 실제 진지 정보는 일치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정보를 저장한 사람은 현직 군 간부였다.
이에 대해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대 진지 같은 경우에 그 위치나 상황이 적이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거라면, 사실상 군 작전이라는 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취재팀이 카카오맵 장소 리뷰 400개를 무작위로 골라 확인한 결과 42명의 사생활 정보가 공개돼 있었다. 이는 10%가 넘는 수치다.
이같은 개인정보 유출은 카카오맵 장소를 저장할 때 정보 공개에 동의하는 절차에 처음부터 기본 설정이 '공개'로 돼 일어났다.
카카오맵에 폴더 제목을 입력하려고 화면을 누르자 자판 창이 튀어 올라 정보 공개에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을 가려버린다.
회사원 김모씨는 "이게 다 공개되는 지 몰랐다. 공개 비공개를 전혀 볼 수가 없게끔 되어 있었다. (자판에) 가려져 가지고 바로 올라가버렸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정보 수집 동의를 받을 때 기본 설정을 '동의'로 해놓지 말라고 명시돼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카카오맵에 저장하는 정보는 장소일 뿐, 개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 설정을 공개로 해놓은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스스로 정보 공개에 동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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